히어로즈가 KBO리그 사상 최초의 3각 트레이드를 통해 준수한 포수 자원인 이지영을 영입했다. /뉴시스
히어로즈가 KBO리그 사상 최초의 3각 트레이드를 통해 준수한 포수 자원인 이지영을 영입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지난해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사인 앤 트레이드’를 선보였던 히어로즈가 이번엔 최초의 ‘3각 트레이드’의 한 축을 담당했다. 히어로즈의 고종욱이 SK 와이번스로 향하고, SK 와이번스의 김동엽이 삼성 라이온즈로, 삼성 라이온즈의 이지영은 히어로즈로 향하는 트레이드가 성사된 것이다.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것이 트레이드지만, 이번 트레이드는 세 구단 모두 적절한 거래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거포가 즐비한데 반해 세밀함이 부족했던 SK 와이번스는 정확도와 스피드가 좋은 고종욱으로 균형을 맞출 수 있게 됐다. 반면, ‘한 방’이 부족했던 삼성 라이온즈는 강민호 영입 후 활용도가 다소 떨어진 이지영을 내주고 검증된 젊은 거포를 데려오며 고민을 해결하게 됐다.

계산법이 가장 돋보인 것은 히어로즈다. 우선, 히어로즈는 올 시즌 박동원의 갑작스런 이탈과 그 공백을 메운 김재현의 군 입대로 포수 포지션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였다. 주효상이라는 유망주가 있지만, 주전포수의 무게감을 이겨내기엔 다소 무리가 따랐다.

주전급 포수 자원을 당장 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히어로즈는 이번 3각 트레이드를 통해 준수한 포수를 얻게 됐다. 그것도 희소성 측면에서 포수와 비교할 수 없는 외야자원을 내주면서 말이다. 젊은 선수들의 연이은 성장과 외국인 용병의 가세로 외야가 포화상태인 히어로즈로서는 최상의 트레이드가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이지영이 내년에 FA자격을 앞두고 있다는 것. 하지만 이 부분도 히어로즈는 충분히 계산했다. 행여 이지영을 다른 구단에 내주더라도 보상선수 및 보상금을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요가 높은 포수 자원인 만큼 적어도 ‘FA 미아’가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즉, 히어로즈의 이번 3각 트레이드는 넘치는 외야자원으로 중요한 포수자원을 확보하고, 당장의 전력을 끌어올릴 뿐 아니라 포수 육성을 위한 시간을 벌고, 더 나아가 향후 금전적·전력적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선택이다.

태생적으로 자금 여력이 부족한 히어로즈는 그동안 철저히 실리를 추구하면서도 전력을 강화시켜 다른 구단에 자극제가 됐다. 이번 3각 트레이드 역시 히어로즈의 ‘고단수’ 면모를 확실히 보여줄 뿐 아니라, 리그 전반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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