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은 우리에게 ‘스포츠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6월 러시아 월드컵, 8월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국제대회가 이어졌고, 각종 국내대회도 늘 그렇듯 진행됐다.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스포츠의 매력은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기쁨과 감동, 웃음과 눈물, 슬픔과 분노를 안겨줬다. 또한 희망과 함께 숙제를 남긴 한 해이기도 했다. 그 뜨거웠던 2018년을 돌아본다.

올해 대한민국 스포츠계에서는 기쁨과 감동 못지않게 씁쓸한 사건과 논란도 많았다. /뉴시스
올해 대한민국 스포츠계에서는 기쁨과 감동 못지않게 씁쓸한 사건과 논란도 많았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올해 스포츠계에서는 기쁨과 감동을 전해준 것 못지않게 많은 논란과 사건·사고가 있었다. 이 중엔 오랜 세월 쌓여온 적폐도 적지 않았다. 다시는 반복돼선 안 될 2018년이 남긴 숙제들을 되짚어보자.

평창 동계올림픽은 성공리에 개최됐고 많은 감동을 안겨줬다. 하지만 빙상연맹이 드러낸 추한 민낯은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며 동계올림픽의 오점으로 남았다. 특히 여자 팀추월 경기에서 나타난 특정 선수 배제는 큰 충격과 후폭풍을 몰고 왔다. 그동안 논란이 끊이지 않던 빙상연맹 내 파벌 갈등과 특정인 및 집단의 전횡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순간이었다.

이후 대대적인 감사가 이뤄지고, 회장은 물론 회장사 삼성까지 물러나는 등 빙상연맹은 그야말로 거센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지난 9월엔 대한체육회로부터 관리단체로 지정되는 등 여전히 ‘대 개조’가 진행 중이다.

동계올림픽 종목의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최고의 스타로 발돋움한 여자 컬링대표팀도 지난달 터져 나온 선수들의 폭로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 역시 특정인 또는 집단이 연맹을 장악하면서 발생한 문제였다.

축구협회도 월드컵 전후로 큰 홍역을 치렀다.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슈틸리케 감독을 경질하고 신태용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지만 기대보단 우려가 컸다. 아니나 다를까 첫 두 경기를 무기력하게 내주며 우려는 현실이 됐다. 마지막 독일전 짜릿한 승리로 여론이 다소 누그러졌지만, 축구협회 전반에 대한 개혁 요구가 거세게 일었다. 결국 축구협회는 대대적인 인력·조직 개편을 실시했으며, 장고 끝에 벤투 감독을 새로 선임했다.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야구대표팀은 병역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병역특혜를 주기 위해 특정 선수를 선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금메달을 따고도 마음껏 웃지 못했다. 논란은 국감으로 이어져 일파만파 확산됐고, 결국 선동열 감독이 물러나기에 이르렀다.

야구를 통해 불붙은 병역특혜 논란은 일부 선수들의 부정행위 적발로 더 큰 파문을 낳았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면제 혜택을 받은 축구선수 장현수가 봉사활동 증빙자료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어 다른 종목 선수들의 유사한 부정행위가 줄줄이 적발되면서 병역특혜를 향한 여론은 더욱 싸늘해졌다.

이처럼 올해 스포츠계에서 불거진 논란들은 ‘일맥상통’ 한다. 특정 종목 또는 인물의 문제가 아닌, 스포츠계 전반에 걸쳐 만연해있던 문제들이다. 말 그대로 ‘적폐’다. 대대적인 혁신이 없다면, 언젠가 더 심각한 사태를 낳을 수 있다. 2018년이 남긴 숙제를 결코 방치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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