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가 마켈 펄츠를 트레이드 블록에 올려놓았다. 요구조건은 높은 순위의 1라운드 신인지명권이다. /뉴시스·AP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가 마켈 펄츠를 트레이드 블록에 올려놓았다. 요구조건은 높은 순위의 1라운드 신인지명권이다.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필라델피아가 마켈 펄츠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놨지만, 아직까지 그를 원한다고 나선 구단은 없다.

미국 스포츠매체 ‘리얼지엠’은 16일(현지시각)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구단이 마켈 펄츠를 트레이드하는 대가로 ‘높은 순위의 1라운드 신인지명권’을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로선 필라델피아의 요구를 들어줄 팀은 많지 않아 보인다. 펄츠가 NBA에서 차지하는 입지는 2018 신인드래프트 부동의 1픽으로 평가됐던 작년 여름과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그는 한때 입스(시합 중 실패에 대한 강한 두려움을 느끼는 증세)에 시달리고 있다는 의심을 받았으며, 12월 초에 받은 정밀진료에서는 흉곽출구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현재 물리치료를 받고 있는 펄츠의 복귀 시점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그렇다면 펄츠의 시장가치가 높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필라델피아 구단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리얼지엠은 익명의 필라델피아 경영진이 “펄츠가 다른 팀에서 스타가 되는 것을 보느니 차라리 그가 필라델피아에서 고생하는 편이 낫다”고 고백했다고 보도했다.

떠나보낸 선수가 다른 팀에서 성공하는 것을 보는 것은 언제나 배가 아픈 일이다. 그러나 펄츠의 경우는 그가 필라델피아 리빌딩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라는 점에서 그 정도가 더 심하다. 2012/13시즌이 끝난 후 필라델피아는 팀 노선을 ‘무기한 탱킹’으로 확정짓고 주축 선수들을 미래 신인지명권과 맞바꾸는 작업에 돌입했다. 4년 동안 승률 22.8%를 기록하는 처참한 과정 끝에 필라델피아는 결국 조엘 엠비드와 벤 시몬스를 손에 넣었고,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마켈 펄츠를 지명하면서 탱킹이 끝났음을 선언했다. 펄츠의 지명은 필라델피아의 길고 길었던 암흑기가 끝났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던 셈이다.

펄츠는 이번 시즌 경기당 평균 8.2득점을 올리고 있으며 자유투 성공률은 56.8%, 3점 슛 성공률은 28.6%에 불과하다. 지미 버틀러가 팀에 합류한 후부터는 출전시간도 제대로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 필라델피아로서는 펄츠와 헤어지는 것이 더 이득인 상황까지 온 셈이다. 그러나 펄츠가 지난 2년간 뛴 33경기에서, 필라델피아 경기장을 메운 관중들은 그가 슛 하나하나를 성공시킬 때마다 열광적인 반응을 보냈다. 펄츠가 필라델피아의 유니폼을 입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많은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쓰지 못하는 자원을 놀릴 수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에서, 펄츠는 어떤 식으로든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될 가능성이 높다. 리얼지엠에 따르면 리그의 다른 단장들은 트레이드 마감기한(2019년 2월 7일)이 다가오면 필라델피아가 트레이드 요구조건을 낮출 것이라고 생각하는 중이다. 필라델피아가 조금이라도 더 좋은 대가를 받아내려면 펄츠가 수술 후 복귀 경기에서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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