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왼쪽)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두 선수는 올 시즌 사상 첫 동반 득점왕 등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뉴시스·AP
리오넬 메시(왼쪽)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두 선수는 올 시즌 사상 첫 동반 득점왕 등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이 시대 최고이자, 축구 역사를 통틀어서도 손에 꼽히는 두 선수는 소위 ‘신(神)계’라 불린다. 일반 선수들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의미다.

또한 두 선수는 하필이면 같은 시대를 공유한 희대의 라이벌이기도 하다. 만약 두 선수가 다른 시대에 태어났다면, 각자의 시대를 대표하는 절대적인 존재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두 선수가 동시대에 등장해 활약하면서 ‘메시와 호날두 중 누가 더 낫나’라는 답 없는 질문이 남게 됐다. 어쩌면 이런 라이벌 관계가 서로를 더 자극하고, 발전의 계기가 됐을지도 모른지만 말이다.

하늘에 두 개의 태양은 없는 법. 메시와 호날두도 그동안 각종 타이틀을 놓고 뺏고 빼앗기기를 반복해왔다. 최고의 축구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마저도 정확히 5번씩 나눠가진 두 선수다.

특히 메시와 호날두는 지난 9년간 프리메라리가 득점왕 자리를 양분해왔다. 2009-10시즌 메시, 2010-11시즌 호날두, 2011-12, 20112-13시즌 메시, 2013-14, 2014-15시즌 호날두, 2016-17, 2017-18시즌 메시 등 지난 9년간 두 선수가 가져간 득점왕 타이틀이 8번에 달한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두 선수가 나란히 득점왕에 오르는 일은 없었다. 서로 다른 리그에서 뛰던 시절에도 그랬다. 호날두는 2007-08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른 바 있는데, 당시 프리메라리가에서 뛰던 메시는 10골에 그쳤었다.

그런데 올 시즌, 메시와 호날두가 나란히 득점왕을 거머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호날두가 세리에A 유벤투스로 이적하면서 두 선수의 동반 득점왕 등극이 가능해진 것이다.

현재 메시는 14골로 프리메라리가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최근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여전히 기세가 매섭다. 호날두는 크르지포츠 피아텍에게 추월을 허용했으나 11골로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선두와의 차이는 1골 뿐이다. 호날두 역시 기량이 여전할 뿐 아니라, 소속팀이 압도적인 전력을 보유하고 있어 득점왕 등극 가능성이 높다.

두 선수가 나란히 득점왕에 오른다면, 축구사에 있어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스토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이 시대가 메시와 호날두의 시대였다는 것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메시와 호날두가 나란히 득점왕에 등극할 수 있는 시간은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두 선수의 나이 등을 고려하면, 언제까지 득점왕을 차지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더 주목된다. 두 선수의 발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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