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 영(왼쪽)과 스테판 커리(오른쪽)은 리그에서 '딥 쓰리'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선수들이다. /뉴시스‧AP
트레이 영(왼쪽)과 스테판 커리(오른쪽)은 리그에서 '딥 쓰리'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선수들이다.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농구에서 가장 효율적인 공격지역은 골대 바로 밑이다. 림이 가까운 만큼 슛 성공률이 높으며, 파울을 얻어낼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효율적인 공격은 3점 슛이다. 거리는 다소 멀지만 1점을 더 준다는 이점은 생각보다 크다. 현재 리그에서는 수많은 3점 전문 슈터들이 뛰고 있으며, NBA 팀들이 3점 슛을 던지는 빈도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3점 슛을 던지는 횟수뿐 아니라 비거리도 늘어나고 있다. 3점 라인 바로 앞에서 발을 정렬시킨 후 슛을 던지는 것이 정석이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3점 라인 두세 발짝 뒤에서 던지는 슛, 일명 ‘딥 쓰리’를 과감하게 시도하는 선수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똑같은 3점짜리 슛인데 굳이 더 멀리서 슛을 던지는 선수들이 생겨난 이유는 무엇일까. 현대 농구의 트렌드인 공간 창출, 즉 ‘스페이싱’을 위해서다. 팀에 3점 슛을 던질 수 있는 선수가 많다면 상대 선수들은 골밑을 지키는 대신 3점 라인까지 나와서 수비해야 한다. 만약 3점 슛 두 발짝 뒤에서 슛을 던질 수 있는 선수가 있다면, 상대 팀이 수비해야 하는 범위는 그만큼 넓어진다. 공격자의 입장에서는 공략할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나는 셈이다.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가 리그에서 슛 거리가 가장 긴 선수인 스테판 커리를 활용하는 모습은 스페이싱의 위력을 잘 보여준다. 워리어스의 경기에서는 종종 커리가 공을 들고 하프코트를 넘어오는 순간부터 두 명의 선수가 그를 위해 스크린을 서 주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커리는 넉넉한 공간을 활용해 수비수들이 다시 자신에게 붙기 전에 3점 슛을 던질 수도, 혹은 스크린을 섰던 팀 동료들에게 패스를 건넬 수도 있다. 

물론 이런 시도에 비판적인 지도자들도 있다. 지난 22년 동안 샌안토니오를 이끌었던 그렉 포포비치 감독은 종종 3점 슛 중심으로 모든 전술을 짜는 최근 트렌드에 불만을 드러내곤 한다. 그는 지난 6일(현지시각) 리얼지엠과의 인터뷰에서 “(3점 슛 때문에) 농구의 아름다움이 사라졌다”는 의견을 밝혔으며, “이러다간 언젠가 4점 슛이나 5점 슛도 생길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대 농구의 트렌드를 더 잘 따르는 몇몇 팀들은 포포비치 감독이 농담의 대상으로 삼은 4점 슛을 이미 새로운 훈련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ESPN은 18일(현지시각) 기사에서 시카고 불스와 애틀랜타 호크스, 밀워키 벅스 등 일부 팀들이 팀 연습경기에서 선수들에게 더 멀리서 3점 슛을 던지는 훈련을 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3점 라인 두 발짝 뒤에 박스테이프로 새 라인을 그려놓고, 그 뒤에서 던진 슛들은 4점으로 계산하는 방식이다. 이는 스페이싱의 중요성을 인식한 각 팀의 전술코치들이 점점 더 적극적으로 ‘딥 쓰리’를 활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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