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과 레이커스 등 다수의 구단들이 앤써니 데이비스를 영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뉴시스·AP
보스턴과 레이커스 등 다수의 구단들이 앤써니 데이비스를 영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리그에서 가장 트레이드 가치가 높은 선수는 누구일까. 한 명을 뽑으라면 사람마다 제각기 다른 이름을 댈 수 있지만, 세 명을 뽑으라면 어느 누구나 앤써니 데이비스를 목록에 포함시킬 것이다. 자신의 7번째 NBA 시즌을 보내고 있는 그는 이번 시즌까지 3년 연속으로 28득점 11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으며, 데뷔 후 세 번이나 블록 슛 왕을 차지했을 정도로 골밑 수비 능력이 뛰어나다. 올해는 경기당 5개에 가까운 어시스트까지 기록하며 팀플레이에 눈을 뜬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우승을 노리는 모든 팀들이 데이비스를 탐내고 있는 가운데, 벌써부터 발 빠르게 움직인 사람들도 있다. 보스턴 셀틱스의 대니 에인지 단장이 몇 년 전부터 트레이드로 데이비스를 데려오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한편 ESPN은 19일(현지시각) 르브론 제임스가 LA 레이커스 구단에 데이비스의 트레이드를 추진할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 데이비스가 갖고 있는 선택권

올해 상반기를 달궜던 카와이 레너드 사태는 이적시장에서 슈퍼스타의 몸값이 얼마나 비싼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올해의 수비수’ 상을 두 번, 파이널 MVP를 한 번 수상하며 샌안토니오의 미래로 평가받던 레너드가 구단과 공공연히 감정싸움을 벌이기 전까지는 아무도 그가 이적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한편 토론토 랩터스는 한 차례 불화설이 터지고, 건강 문제를 안고 있으며 계약기간도 1년밖에 남지 않은 레너드를 데려오기 위해 샌안토니오에 올 NBA 세컨드 팀 출신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내놔야 했다. 바꿔 말하면, 선수 본인의 확고한 의지가 있지 않다면 구단이 나서서 MVP 레벨의 선수를 트레이드할 일은 없다는 뜻이다.

앤써니 데이비스는 2020/21시즌이 끝난 후 선수 옵션을 행사해 자유계약선수가 될 수 있다. 만약 데이비스가 FA에서 절대로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와 재계약하지 않겠다고 공언한다면, 뉴올리언스 구단은 2021년 여름 전에 데이비스를 트레이드할 수밖에 없다. 트레이드에 실패했다가 이적시장에서 데이비스를 대신할 선수를 영입하지 못한다면 아무 것도 남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뉴올리언스는 대형 FA들이 선호하는 행선지가 아니다.

다만 데이비스는 아직까지 뉴올리언스에 대한 애정을 거두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11일(현지시각) ‘리얼지엠’과의 인터뷰에서 이적 가능성에 대해 질문받자 “지금은 뉴올리언스에서 이기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세간의 관심과 달리 데이비스 트레이드가 실제로 일어나기 어려운 이유다.

◇ 영입경쟁에서 앞서 있는 보스턴·레이커스

만약 데이비스가 뉴올리언스에 염증을 느껴 트레이드를 요청한다면, 뉴올리언스 구단에겐 두 가지 선택지가 남는다. 샌안토니오처럼 즉시 1옵션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를 데려오든가, LA 클리퍼스처럼 다수의 유망주들을 얻어내든가다.

레너드의 사례처럼 두 팀이 서로의 최고 카드를 맞바꾸는 트레이드는 NBA에서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받아 올 선수에 대한 기대보다 잃는 선수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크기 때문이다. 밀워키는 절대 야니스 아테토쿰보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골든 스테이트도 팀에 두 번의 우승을 안겨준 케빈 듀란트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뉴올리언스가 데이비스의 대가로 유망주 군단을 받아오길 원한다면 가장 가치 있는 패키지를 제시할 수 있는 것은 보스턴과 레이커스다. 또한 두 팀은 데이비스의 우승에 대한 욕구(그가 뉴올리언스를 떠나기로 마음먹은 이유일 가능성이 가장 큰)를 채워 줄 수 있는 팀이기도 하다.

보스턴은 2년차 포워드 제이슨 테이텀과 베테랑 센터 알 호포드를 중심으로 제일런 브라운·세미 오젤예 등의 벤치 멤버들을 포함시킬 가능성이 높다. 한편 레이커스는 ‘유망주 4인방’인 브랜든 잉그램·카일 쿠즈마·론조 볼·조쉬 하트 중 최소 두 명, 많게는 세 명까지도 내 줄 각오를 해야 한다. 레이커스 지역 언론과 팬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누구를 지키고 누구를 내줘야 하는지를 두고 난상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물론 뉴올리언스가 이 제안들에 만족해할지는 미지수지만, 데이비스가 트레이드를 요구한다는 전제 하에선 선택의 폭이 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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