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이 우승을 향해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뉴시스·AP
리버풀이 우승을 향해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프리미어리그가 어느덧 반환점을 돈 가운데, 리버풀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16승 3무, 19경기 무패행진을 달리며 단독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나란히 선두경쟁을 펼치던 맨체스터 시티가 12월에만 3패를 당하는 등 적수마저 사라지는 모양새다. 아직 시즌이 절반이나 남긴 했지만, 우승을 향한 기대감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리버풀은 한국시간으로 27일 새벽 열린 뉴캐슬과의 경기에서 4대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올 시즌의 정확히 절반에 해당하는 19라운드까지 무패행진을 지키게 됐다. 16승 3무 승점 51점의 리버풀과 최근 매서운 기세 속에 2위로 뛰어오른 토트넘(15승 4패 승점 45점)의 승점차이는 6점이다.

성적보다 인상적인 것은 리버풀의 균형 잡힌 전력이다. 공수양면에서 흠잡을 데가 없다. 치명적 약점이었던 골문은 새로 합류한 알리송이 든든하게 지키고 있고, 거금을 들여 영입한 반 다이크는 수비진에서 ‘돈값’을 하고 있다. 몇몇 젊은 선수들은 ‘유망주’라는 알을 깨고 리그 정상급으로 발돋움했다. 마네-피르미누-살라로 이어지는 ‘마누라’ 라인의 파괴력도 여전히 건재하다. 중원에 새로 합류한 파비뉴, 케이타, 샤키리 등도 연착륙에 성공하며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강팀과 약팀을 가리지 않고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12월만 놓고 봐도 까다로운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에버턴을 무난히 제압했고, 한 수 아래로 볼 수 있는 번리, 본머스, 울버햄튼, 뉴캐슬 등을 상대로도 이변의 희생양이 되지 않았다. 한때 강팀에게 강하고, 약팀에게 발목 잡히는 일이 많아 ‘의적’이라 불리기도 했던 리버풀이지만, 이제는 모두에게 자비 없는 모습이다.

리버풀이 이 같은 기세를 이어가 우승까지 성공한다면, 구단의 역사를 모처럼 새로 쓰게 된다. 리버풀은 1989-90시즌을 끝으로 1부리그 우승이 없다.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1부리그 우승을 거둔 리버풀이지만, 30년 가까이 우승과 멀어져 있었다. 특히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우승이 없다는 점도 굴욕적이다. 맨유, 아스널, 첼시, 맨시티 등 경쟁구단들은 모두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즉, 리버풀은 29년 만의 1부리그 우승이자,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첫 우승을 달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너무나도 오랜 세월 묵은 숙원을 풀 기회다.

이제 리버풀에게 남은 경기는 19경기다. 어떤 일이든 벌어질 수 있는 많은 경기가 남아있다. 특히 리버풀은 무패행진이 거듭될수록 부담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무패행진이 깨진 이후 심리적으로 무너지는 것도 경계해야할 일이다. 이 와중에 경쟁자들의 추격도 거세다. 과연 리버풀은 이 모든 것을 넘어 뜻 깊은 우승을 이룰 수 있을까. 이제 나머지 절반이 남았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