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에서만 16시즌을 뛴 우도니스 하슬렘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코트를 떠난다. /뉴시스·AP
마이애미에서만 16시즌을 뛴 우도니스 하슬렘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코트를 떠난다.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또 한 명의 베테랑이 코트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마이애미 히트의 우도니스 하슬렘은 7일(현지시각) ‘바스켓볼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더 이상 코트 위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이번 시즌이 끝난 후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2003년 데뷔한 하슬렘에게 올해는 마이애미 히트에서 뛰는 17번째 해가 된다. 지난 16시즌 동안 하슬렘은 줄곧 히트의 40번 유니폼을 입고 뛰었으며, 그 동안 다른 선수들과의 불화나 구단과의 마찰도 한 번 없었다. 마이애미 히트가 드웨인 웨이드를 중심으로 구단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2006년에도, 르브론 제임스와 크리스 보쉬가 합류해 2012년과 2013년 연달아 챔피언십을 차지할 때도 하슬렘은 항상 그들 옆에 있었다.

덕 노비츠키나 코비 브라이언트와 달리 스타플레이어가 아닌 하슬렘이 한 팀에서 16년을 뛰었다는 것은 그 자체로 대단한 일이다. 더구나 하슬렘에겐 더 많은 돈을 받기 위해 팀을 옮길 기회도 여러 번 있었다. 그러나 하슬렘은 매번 모든 제안을 거부하고 히트에 남았으며, 오히려 구단이 더 좋은 선수들을 영입할 수 있도록 자신의 몸값을 깎으면서 팀에 잔류하는 길을 선택한 적도 있다. 마이애미 히트 역사상 최고의 선수인 드웨인 웨이드조차 팻 라일리 사장과의 불화로 시카고와 클리블랜드를 전전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떠올려보면, 마이애미 팬들이 오랫동안 그를 사랑한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선수로서 하슬렘의 전성기는 지난 지 오래다. 그는 지난 2011/12시즌을 마지막으로 평균득점 5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으며, 15/16시즌부터는 출전시간도 10분 안쪽으로 줄어들었다. 노쇠화를 겪고 있는 하슬렘은 대신 팀의 주장으로서 어린 선수들을 멘토링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내가 팀에 기여한 일들의 70%는 큰 목소리와 리더십, 경험, 그리고 동료들에게 가르쳐준 모든 것들”이라는 하슬렘의 말에는 자신의 남다른 헌신에 대한 자부심이 담겨 있다.

‘바스켓볼 레퍼런스 닷컴’은 하슬렘이 은퇴 후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확률을 0.48%로 추산하고 있다. 시즌 커리어하이 기록이 12.0득점·9.0리바운드에 불과하며, 수상실적은 데뷔시즌에 받은 루키 세컨드 팀 하나뿐인 하슬렘에겐 당연하다고도 볼 수 있는 평가다.

그러나 적어도 마이애미에서만큼은 누구도 하슬렘의 위상을 깎아내릴 수 없다. 하슬렘의 유니폼은 그의 절친한 친구인 웨이드와 함께 빠른 시일 내에 히트의 홈구장 아메리칸 에이라인스 아레나의 천장에 영구결번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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