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버 너게츠의 센터 니콜라 요키치. /뉴시스·AP
덴버 너겟츠의 센터 니콜라 요키치.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28득점과 13리바운드, 9어시스트. 이것은 어떤 NBA 선수가 올해 첫 3경기에서 올린 평균기록이다. 농구의 가장 기본적인 카테고리 3개에서 모두 수준급의 기록을 올리고 있는 이 선수는 누구일까.

우선 시즌 평균 트리플더블 기록을 두 번이나 썼던 러셀 웨스트브룩을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다. 또는 르브론 제임스가 리바운드를 조금 많이 잡았나보다 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것도 아니라면 벤 시몬스가 마침내 슛에 눈을 뜬 것일 수도 있다. 이는 물론 현실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가정이지만, 득점‧리바운드‧어시스트에서 골고루 뛰어난 선수는 그만큼 드물다.

최근 이 ‘만능 농구선수’들의 목록에 새로운 이름이 추가됐다. 정답은 덴버 너겟츠에서 뛰고 있는 세르비아 출신의 센터 니콜라 요키치. 요키치는 이번 달 1일부터 5일까지(현지시각) 뉴욕과 새크라멘토, 샬럿을 상대하며 트리플더블에 가까운 평균기록을 올렸다. 비록 7일 열린 휴스턴과의 경기에서는 패했지만, 덴버는 요키치의 활약을 앞세워 최근 10경기에서 7승 3패의 호성적을 거뒀으며 서부지구 1위를 지켜내는데도 성공했다. 팀의 5연승을 이끈 요키치는 2018/19시즌 12주차에 서부지구 ‘이 주의 선수’로 선정됐다.

28득점과 13리바운드는 엘리트 센터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달성해보는 기록이다. 그러나 10개에 가까운 어시스트는 지금까진 키 작은 가드들의 전유물이었다. 키 213센티미터, 몸무게 113킬로그램의 니콜라 요키치가 이번 시즌 기록하고 있는 평균 어시스트 개수는 7.4개. 리그 전체 9위에 해당하며, 센터 포지션에서는 압도적인 1위다. 패스 센스가 뛰어난 빅맨으로 알려진 마크 가솔의 평균 어시스트가 4.5개 수준이니, 요키치의 패스 능력은 동 포지션에서는 비교할 상대가 없는 수준이다.

덴버는 이미 요키치에게 팀 공격을 지휘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기고 있다. 골밑으로 컷 인해 들어가는 자말 머레이에게 요키치가 패스를 찔러 넣어 주는 것은 이제 덴버가 즐겨 사용하는 공격전술이 됐다. 스크린을 섰던 센터에게 포인트가드가 공을 건네주는 것이 고전적인 ‘픽 앤 롤’ 전술이라면, 덴버는 센터인 요키치에게 공 배급 역할을 맡김으로서 두 선수의 자리를 바꾼 셈이다.

그렇다고 요키치의 개인 공격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요키치의 슈팅 차트를 살펴보면 그가 효율성이 낮은 ‘롱 2’는 거의 던지지 않은 채 골밑 공략과 3점 슛에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는 훅 슛(성공률 54.4%)과 레이업(성공률 66.1%)을 적절히 섞어 쓸 줄 알며, 리그에서 7번째로 포스트업 공격을 많이 활용하는 선수이기도 하다. 32.3%의 3점 슛 성공률은 다소 아쉽지만, 상대 센터를 골밑에서 끌어내기에는 충분하다.

18.9점이라는 시즌 평균득점은 MVP 후보로선 다소 낮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요키치가 덴버의 상승세를 이끈 주인공이며, 무엇보다 센터로서는 매우 희귀한 7.4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은 가점을 받기에 충분한 요소다. 요키치는 6일(현지시각) 야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센터의 몸에 갇힌 포인트가드”라고 소개했으며, 뉴욕의 데이비드 피즈데일 감독은 1일(현지시각) 덴버에게 패배한 후 “요키치는 키가 더 자란 매직 존슨”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모두 요키치의 다재다능함을 칭찬하는 표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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