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은 올 시즌 단 한 차례의 무승부도 기록하지 않는 진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뉴시스·AP
토트넘은 올 시즌 단 한 차례의 무승부도 기록하지 않는 진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토너먼트가 아닌 리그에서 한 경기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결과는 딱 3개뿐이다. 이기거나, 지거나, 비기는 것.

가장 좋은 결과는 역시 이기는 것이고, 지는 것은 누구도 바라지 않는다. 무승부는 조금 다르다. 상황에 따라 만족스러운 결과가 되기도 하고, 지는 것과 다름없는 결과가 되기도 한다. 강팀이 약팀을 상대로 거둔 무승부와 약팀이 강팀을 상대로 거둔 무승부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경기 막판 극적인 동점골에 의한 무승부도 각자 느끼는 것이 다를 수밖에 없다.

승점 1점이 주어지는 무승부는 그래서 리그를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요소다. 1점 차 경기를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요소가 되고, 약팀에게 생존법을 만들어주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11명 모두를 수비에 집중시키는 팀의 목표는 승리가 아닌 무승부다.

그런데 올 시즌 토트넘은 무승부를 모른다. 벌써 22경기를 치른 가운데, 16승 6패를 기록 중이다. 무승부는 단 한 경기도 없다. 이기든 지든, 확실한 결과만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이미 이 부문에서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시즌 개막 후 22경기 째 무승부가 없다. 이 부문의 종전 기록은 1983-84시즌 아스널의 19경기다. 당시 아스널은 20번째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며 ‘無무승부’ 행진을 종료한 바 있다.

시즌 초중반까지만 해도 ‘조만간 무승부가 나오겠지’ 하는 시선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이제 22경기에 접어들면서 토트넘을 흥미롭게 바라보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무패우승’보다 어려운 ‘無무승부’ 시즌을 향한 기대다.

만약 토트넘이 무승부 없이 시즌을 마치게 되면 기념비적인 기록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92년 EPL 출범 이후 수많은 팀들이 리그를 거쳐 갔지만, 단 한 팀도 무승부 없이 시즌을 마친 적은 없다. 다른 리그를 통틀어도 찾아보기 힘든 기록이다.

EPL의 경우 첼시가 두 차례에 걸쳐 3무승부로 시즌을 마친 것이 역대 최소 무승부 시즌이다. 꼭 ‘無무승부’가 아니더라도 남은 경기에서 2무승부 이하만 기록한다면 이 역시 새로운 기록이 된다.

토트넘에게 남은 경기는 이제 16경기. 과연 그들은 끝까지 무승부 없는 승부를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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