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빨리 아시안컵을 마친 손흥민이 위기에 빠진 토트넘으로 돌아온다. /뉴시스·AP
예상보다 빨리 아시안컵을 마친 손흥민이 위기에 빠진 토트넘으로 돌아온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무려 59년만의 우승을 노렸던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아시안컵 여정이 예상보다 빨리 끝났다. 8강에서 카타르에게 일격을 당한 대표팀은 무난하리라 예상됐던 4강에 오르지 못한 채 짐을 싸고 말았다.

우리에겐 씁쓸한 일이지만, 토트넘에겐 천만다행이다. 팀이 심각한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에이스’ 손흥민이 보다 빨리 돌아오게 됐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최근 핵심 주전선수들의 연이은 이탈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손흥민이 아시안컵 출전으로 이탈한데 이어 해리 케인과 델레 알리가 부상을 당했다. 이른바 ‘DESK 라인’에서 크리스티안 에릭센만 남은 셈이다. 이외에도 주전 및 백업 선수들이 줄줄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하면서 토트넘은 올 시즌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됐다.

위기는 금세 현실이 됐다. 손흥민과 해리 케인이 빠진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풀럼 전에서 토트넘은 졸전 끝에 해리 윙크스의 ‘극장골’로 간신히 승리했다. 강등권에 머물고 있는 승격팀 풀럼이기에 이러한 내용 및 결과는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이어진 두 차례 컵대회 경기는 더욱 실망스러웠다. 먼저 첼시와 마주한 리그컵 4강 2차전 경기에서 토트넘은 2대1로 승부차기에 돌입해 끝내 패했다. 손흥민과 해리 케인, 델레 알리의 빈자리를 다른 선수들이 채웠지만 역부족이었다. 결승전에 올라 우승컵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더욱 아쉬운 결과였다.

28일 새벽 펼쳐진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FA컵 경기도 마찬가지. 한 수 아래 크리스탈 팰리스를 상대로 토트넘은 0대2 무기력한 패배를 당했다. 토트넘의 무너진 전력을 고스란히 보여준 경기였다.

이처럼 토트넘은 손흥민이 없는 사이 간신히 거둔 1승만 거둔 채 2연패를 당하며 모든 컵대회를 허무하게 끝내고 말았다. 예상보다 일찍 돌아오는 손흥민이 무척이나 반갑고 다행일 수밖에 없다.

돌아온 손흥민은 해리 케인을 대신해 스트라이커로 나서거나 자신의 주 포지션인 측면에서 공격의 첨병 역할을 할 전망이다. 해리 케인의 백업으로 페르난도 요렌테가 있지만 썩 만족스러운 모습은 아니기 때문이다. 해리 케인과 델레 알리가 2월말~3월초까지 돌아올 수 없는 만큼, 손흥민의 활약이 무척 중요해졌다.

관건은 손흥민의 체력 및 컨디션 회복이다. 손흥민은 런던에서 경기를 치른 뒤 67시간 만에 UAE에서 경기를 치러 혹사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16강 바레인 전에서는 연장전까지 모두 소화했다. 아시안컵 내내 지친 모습이 역력한 손흥민이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이 매우 피곤해보였다고 말하면서도 다음 경기에 그가 뛸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만큼 어려운 상황이란 의미다. 다만, 지칠대로 지친 손흥민이 무리를 하다 부상을 당하거나 컨디션 난조에 빠질 경우 토트넘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지혜로운 활용이 필요한 시점이다.

토트넘은 올 시즌 리그 3위를 꾸준히 지키고 있다. 공수양면에서 탄탄한 전력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기도 하지만, 당장은 3위를 지키는 것이 최대 과제다. 때마침 일찍 돌아온 손흥민이 토트넘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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