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약스가 최악의 후반기 출발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AP
아약스가 최악의 후반기 출발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겨울 휴식기를 마친 네덜란드 에레디비시가 본격적인 후반기 일정에 돌입한 가운데, 아약스가 최악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라이벌 PSV 아인트호벤을 추격해야할 시점에 오히려 자멸하는 모습이다.

아약스는 후반기 리그 첫 상대로 SC 헤렌벤을 맞이했다. 주로 중위권에 머물러온 헤렌벤은 아약스 입장에서 반드시 승리해야할 상대였다. 하지만 뜻밖의 난타전 끝에 경기는 4대4 무승부로 끝났다.

전반전 3대1까지 앞섰던 아약스는 후반에만 내리 2골을 허용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경기종료 7분여를 앞두고 극적인 추가골을 기록하며 승리를 챙기는 듯 했지만, 추가시간에 ‘극장골’을 내주며 끝내 승점 3점을 얻지 못했다. 끝까지 물고 늘어진 헤렌벤의 집념이 돋보였지만, 확실히 압도하지 못한 아약스의 모습도 분명 아쉬웠다. 특히 전반기 17경기에서 8실점만 허용하며 탄탄한 수비를 자랑했던 아약스가 4골이나 실점한 것은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이 경기는 서막에 불과했다. 후반기 두 번째 상대로 라이벌 페예노르트를 만난 아약스는 처참한 결과를 받아들었다. 무려 2대6으로 참담한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단순한 1패 이상의 상처를 남긴 결과였다.

아약스는 이 경기에서도 선제골을 기록하며 앞서나갔다. 이후 2골을 허용했지만 다시 동점을 만들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2대2로 팽팽하게 맞서던 순간 백전노장 판 페르시에게만 2골을 연달아 허용하며 순식간에 무너졌다. 전반기 맞대결 당시 3대0 완승을 거둔 바 있었기에 이 같은 결과는 더욱 뜻밖이었다.

이처럼 아약스가 후반기의 시작을 망쳐놓은 사이, ‘맞수’ 아인트호벤은 1승 1무를 기록하며 차이를 벌렸다. 아인트호벤 역시 FC 에먼과 무승부에 그치는 등 삐끗했지만, 아약스가 더 크게 넘어지면서 한숨을 돌리게 됐다. 아약스 입장에선 따라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최악의 결과로 만든 셈이다.

이로써 아인트호벤과 아약스의 승점 차이는 5점으로 벌어졌다. 아인트호벤이 전반기 17경기를 16승 1패로 마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5점을 극복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에레디비시 역대 최다 우승팀인 아약스는 2013-14시즌 4연패를 달성한 이후 좀처럼 우승에 다가서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우승 타이틀은 아인트호벤과 페예노르트가 주고받았다. 더욱 씁쓸한 것은 이 기간 아약스가 늘 2위에 머물렀다는 점이다. 승점 차가 2점에 불과하거나, 최종전에서 무너지며 우승을 빼앗기는 등 내용면에서도 아쉬움이 가득하다.

때문에 아약스는 올 시즌 자존심 회복이 절실했다. 특히 핵심멤버들의 이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반드시 우승이 필요했다. 하지만 ‘더 잘나가는’ 아인트호벤으로 인해 1위 등극은 쉽지 않았다. 아약스는 전반기 아인트호벤과의 맞대결에서 0대3으로 완패했고, 이에 따른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그런데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그 차이가 더 벌어진 것이다.

물론 아약스에겐 아직 15경기가 더 남아있다. 아인트호벤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지만, 15경기에서는 무슨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아약스 스스로 무너지지 않는 것이다. 2경기에서 10실점을 기록하는 모습으로는 결코 우승을 되찾아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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