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양재동에서 열린 2019 공공기관 취업 박람회에서 취업지원자들이 각 부스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뉴시스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서 열린 2019 공공기관 취업 박람회에서 취업지원자들이 각 부스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박광온 민주당 최고위원은 15일 “1월 고용동향을 보면 양에선 미흡해도 질적인 측면에선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유의미한 변화를 지표로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임시직·일용직 일자리는 줄었지만, 상용직 근로자 수가 증가했으며 고용보험 가입자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게 근거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고용률은 지난해 대비 0.3% 줄은 59.2%였고 같은 기간 실업률은 0.8% 증가한 4.5%로 집계됐다. 전체적으로 실업률이 늘고 취업자 증가폭이 둔화됐지만 상용직 근로자 수는 지난해 대비 27만9,000여 명 증가했다. 전체 취업자 중 상용직이 차지하는 비율도 53%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통계청의 분류상, 1년 이상 ‘계속 근로’ 상태에 있는 취업자는 상용직, 1개월 미만 근로는 일용직, 1개월 이상 12개월 미만은 임시직을 각각 의미한다. 따라서 상용직이 늘어났다는 것은 고용의 안정성이 보다 커졌다고 판단할 수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상용직과 정규직이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임시직이 늘어나는 것보다는 상용직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일자리 안정성 측면에서 좋아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임금상승률 5.3%를 기록하는 등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저임금 노동자의 비율은 처음으로 10%대에 진입했다. /데이터=고용노동부, 한국고용정보원
고용노동부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임금상승률 5.3%를 기록하는 등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저임금 노동자의 비율은 처음으로 10%대에 진입했다. /데이터=고용노동부, 한국고용정보원

물론 단순히 ‘상용직 증가’만으로 일자리의 질이 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좋은 일자리를 디센트 워크(decent work)라고 명명하고, ▲고용기회 ▲노동자 권리 ▲사회적 보호 ▲사회적 대화 등 네 가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일자리의 양적 질적 향상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표를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질적 측면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로는 정규직·비정규직 비율, 근로소득, 노조조직률, 4대 보험 가입율 등을 들 수 있다. 지난해 8월 발표된 고용노동부의 경제활동인구조사를 살펴보면, 정규직과 비정규직 비율은 각각 67%와 33%로 2017년과 비교해 거의 차이가 없었다. 추세로는 2004년 37%로 최대를 기록했다가 점점 감소해 2014년 32.2%를 기록했고 이후 소폭 상승하고 있는 형국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비율 지표에서는 그리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어렵다. 노조조직률도 10.7%로 2003년 이후 10% 대에 머물며 의미있는 변화를 보여주진 못했다.

반면 근로소득 측면에서는 개선이 확인된다. 같은 자료에서 지난해 8월 기준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5.3% 상승한 255만8,000원으로 나타났다. 2017년 임금상승률 2.4% 보다 배 이상 올라간 수치다. 또한 지난달 3일 발표된 한국고용정보원의 ‘고용동향 프리브 2018년 12월호’에는 저임금 노동자 비율이 18%로 전년 보다 5.8% 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자의 ‘사회적 보호’ 수준을 알 수 있는 고용보험 가입률도 증가추세다. 고용노동부의 1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고용보험 가입자는 전년도에 비해 50만 여명 증가했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꾸준히 상승해왔는데, 지난해 상승폭은 2012년 2월 이후 최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간 근로시간도 2013년 2,093시간에서 2017년 2,071시간으로 점차 감소하고 있다. 일부 지표가 국제기준에 여전히 미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질적인 측면에서 이전 보다는 소폭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가능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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