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큰 위기를 겪었던 키움 히어로즈가 한층 강해진 전력과 함께 우승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뉴시스
지난 시즌 큰 위기를 겪었던 키움 히어로즈가 한층 강해진 전력과 함께 우승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전화위복. 화가 바뀌어 오히려 복이 된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다가오는 시즌, 새로운 이름과 함께 새 출발을 앞두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가 그렇다. 지난해 불거졌던 숱한 논란과 위기를 딛고 올 시즌 유력 우승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에게 지난 시즌은 그야말로 악재의 연속이었다. 이장석 전 대표 등 전 경영진이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여러 경영상의 난맥이 드러났고, 메인 스폰서가 돈줄을 끊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핵심 주전인 조상우·박동권이 난데없는 성폭행 논란에 휩싸여 전력에서 이탈했다. 또한 의혹만 무성했던 ‘뒷돈 트레이드’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프로야구의 암적존재로 전락하고 말았다.

안팎으로 뒤숭숭한 상황. 하지만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은 무너지지 않았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하더니,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해 명승부를 선사했다. 차갑게 식은 여론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는 행보였다.

이어 키움 히어로즈는 키움증권을 새 메인 스폰서로 맞이하며 재정적 안정을 확보했다. 또한 야구광으로 유명한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를 이사회 의장으로 영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야심차게 영입한 임은주 전 단장이 여러 논란 속에 물러난 것은 오점으로 남았지만, 선수들의 요구에 수천만원짜리 최첨단 크라이오를 선물한 허민 의장의 행보는 타구단 선수들의 부러움까지 샀다.

전력도 한층 강해졌다. 지난 시즌 어려움 속에 새로운 스타들이 속속 등장한 덕분이다. 이미 포화 상태인 외야와 더불어 내야의 전력적 깊이도 한층 탄탄해졌다. 김민성을 사인 앤 현금트레이드로 떠나보낼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특히 조상우, 박동원이 무혐의 처분을 받고 다시 합류하게 되면서 키움 히어로즈는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조상우가 없는 사이, 키움 히어로즈는 최원태와 안우진이 부쩍 성장했다. 특히 안우진은 데뷔 시즌부터 가을야구라는 값진 경험까지 장착했다. 조상우가 돌아오면서 선발 및 불펜 투수진의 폭이 한층 두터워진 상태다.

박동원의 복귀도 반갑다.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시즌 김재현을 중심으로 주효상이 백업 역할을 하며 박동원의 빈자리를 비교적 잘 메웠다. 하지만 김재현이 군복무를 위해 자리를 비우면서 안방에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었다. 이에 키움 히어로즈는 고종욱을 보내는 3각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 라이온즈에서 이지영을 데려왔다. 그런데 박동원까지 돌아오면서 포수진의 전력 또한 더욱 강해졌다. 체력부담이 큰 포수 포지션 특성상 베테랑 2명을 보유하게 됐다는 점은 무척 반가운 일이다.

키움 히어로즈가 자랑하는 막강한 공격력도 올 시즌 기대되는 대목이다. 대체로 기대에 못 미쳤던 용병타자는 지난 시즌 합류한 제리 샌즈가 준수한 활약을 펼친 바 있다. 덕분에 박병호를 전진배치하는 ‘강한 2번’ 전략 구상까지 가능해진 상태다. 여기에 최다안타기록 보유자 서건창이 건재하고, 김하성도 ‘제2의 강정호’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2년차 역시 성공적으로 보낸 이정후의 존재감도 상당하다. 이정후-박병호-서건창-샌즈-김하성 등으로 이어지게 될 타선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키움 히어로즈의 숙원은 우승이다. 2008년 창단 이후 아직 우승에 성공한 적이 없다. 스포츠에서 위기 뒤에 기회가 찾아온다는 것은 진리에 가깝다. 지난 시즌 최악의 위기를 겪었던 만큼, 어쩌면 올 시즌이 우승의 적기가 될 수도 있다. 키움 히어로즈의 ‘전화위복’은 어떤 결말로 마침표를 찍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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