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NC 다이노스로 합류한 양의지(오른쪽). 양의지는 시즌 초반부터 맹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뉴시스
올 시즌 NC 다이노스로 합류한 양의지(오른쪽). 양의지는 시즌 초반부터 맹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지난 시즌은 NC 다이노스에게 악몽과도 같았다. 프로야구 무대에 뛰어든 이래 이토록 절망적인 시즌은 없었다. 가을야구가 익숙하고, 우승후보로 꼽히던 팀의 모습은 완전히 사라졌다. 창단 때부터 함께해온 김경문 전 감독이 물러나는 등 안팎으로 뒤숭숭했고, 결과적으로 꼴찌에 그치며 최악의 결말을 마주해야 했다.

심기일전한 NC 다이노스는 지난 겨울을 분주하게 보냈다. FA시장에 찬바람이 불던 것과 무관하게 모창민에게 3년 최대 20억원의 계약을 안겨주며 그를 붙잡았다. FA시장 ‘1호 계약’이라는 의미도 컸다.

뿐만 아니다. NC 다이노스는 이번 FA시장 최대어로 꼽힌 리그 최고의 포수 양의지를 영입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NC 다이노스는 양의지를 데려오기 위해 무려 125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에 도장을 찍었다.

지난 시즌 아쉬움을 남겼던 외인 3인방도 싹 교체했다. 모험수이자 강수였다. 특히 NC 다이노스는 세 선수 모두에게 상한선 수준의 계약을 안겨주며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

이 같은 NC 다이노스의 선택은 올 시즌 초반부터 효과를 내고 있다. 아직 8경기 밖에 치러지지 않았지만, NC 다이노스는 선두권에 한 경기 뒤처진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리며 익숙한 자리로 돌아왔다.

‘1호 계약’의 주인공 모창민은 8경기에서 13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0.448의 타율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홈런도 3개나 기록하는 등 ‘모범 FA’를 향해가고 있는 모습이다.

양의지도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고 첫 타석부터 홈런을 터뜨리는 등 타율 0.391, 4홈런으로 맹활약 중이다. 수치로는 확인되지 않는 노련한 투수리드 역시 NC 다이노스의 전력을 한층 끌어올려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용병들은 다소 부침이 있었지만, 기대감을 갖기엔 충분해 보인다. 개막전 선발로 나선 버틀러는 7.1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를 보여줬다. 한화 이글스를 상대한 두 번째 등판에서 6이닝 5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수준급 용병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충분히 보였다. 루친스키는 첫 등판에서 5이닝 1실점으로 준수한 편이었지만, 두 번째 등판에선 2이닝 8실점(6자책)에 그치며 아직 적응이 필요한 모습이다. 용병타자 베탄코트는 불의의 부상이 아쉽지만, 첫 타석부터 홈런을 기록하는 등 3홈런으로 ‘제2의 테임즈’를 향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얼마나 많은 돈을 쓰느냐 못지않게, 얼마나 돈을 잘 쓰느냐는 프로구단에게 중요한 문제다. 아직 시즌 초반에 불과하지만, NC 다이노스는 많은 돈을 잘 쓴 사례를 남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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