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눈부신 영광을 시절을 보냈던 리즈 유나이티드의 프리미어리그 복귀가 가까워오고 있다. /리즈 유나이티드 홈페이지.
과거 눈부신 영광을 시절을 보냈던 리즈 유나이티드의 프리미어리그 복귀가 가까워오고 있다. /리즈 유나이티드 홈페이지.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누군가의 전성기를 칭하는 ‘리즈 시절’이란 말이 있다. 이제는 꽤 다양한 분야와 세대에서 흔히 쓰이는 말인데, 이 말은 축구계에서 시작됐다. 한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유럽 대회에서 잘 나갔던, 하지만 이후 하부리그를 전전하다 이제는 2부 챔피언십리그에 속한 리즈 유나이티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1919년 창단해 1960~70년대 첫 전성기를 구가한 리즈 유나이티드는 1990년대 들어 두 번째 전성기를 맞이한다. 1989-90시즌 2부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승격에 성공하더니, 2시즌 만인 1991-92시즌 1부리그 우승까지 집어삼켰다. 프리미어리그로 재편되기 전, 마지막 1부리그 우승팀이 바로 리즈 유나이티드다.

이후에도 줄곧 프리미어리그 상위권을 유지하던 리즈 유나이티드는 2000년대 들어 구단 회장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한껏 고무됐다. 1999-00시즌 리그 3위로 UEFA컵에 진출하게 되자, 이름난 선수들을 대거 영입한 것이다.

당시 리즈 유나이티드가 영입한 선수들은 리오 퍼디난드, 로비 킨, 올리비에 다쿠르 등 지금도 전설로 남아있는 선수들이다. 이들은 리즈 유나이티드의 젊은피였던 이언 하트, 앨런 스미스, 조나단 우드게이트 등과 조화를 이루며 화려한 스쿼드를 자랑했다. 투자는 성과를 냈다. 리즈 유나이티드는 UEFA컵 4강에 오르며 유럽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리즈 유나이티드의 무분별한 투자는 곧장 부작용을 일으켰다. 순식간에 재정이 무너지면서 성적 또한 곤두박질 쳤다. 1999-00시즌 3위를 차지했던 리즈 유나이티드는 2003-04시즌 19위에 그치며 2부리그로 강등됐다. ‘리즈 시절’을 함께했던 선수들도 속속 제 갈 길을 찾아 떠났다.

후유증은 쉽게 극복되지 않았다. 리즈 유나이티드는 홈구장과 훈련장까지 매각하는 힘겨운 시간을 보냈고, 2006-07시즌엔 3부리그까지 추락했다. 2010-11시즌 다시 2부리그로 돌아왔지만 1부리그 승격은 멀기만 했다.

그랬던 리즈 유나이티드가 다시금 ‘리즈 시절’에 다가서고 있다. 리즈 유나이티드는 7경기가 남은 현재 챔피언십리그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동안 선두를 달리기도 했다가 잠시 주춤한 것은 아쉽지만, ‘자동 승격’을 노려볼만한 위치다. 챔피언십리그는 2위까지 자동 승격 자격이 주어지고 나머지 1팀은 플레이오프에 의해 결정된다. 리즈 유나이티드는 플레이오프 진출은 사실상 확정지은 상태고, 2위 자리를 끝까지 지킬 경우 보다 쉽게 1부리그로 향할 수 있다.

물론 1부리그 승격을 ‘리즈 시절’의 재현으로 보긴 어렵다. 그만큼 ‘리즈 시절’이 눈부셨기 때문이다. 하지만 1부리그 승격은 ‘리즈 시절’을 다시 만들기 위한 중요한 계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머나먼 타국에서 ‘전성기’의 대명사로 쓰이고 있는 리즈 유나이티드가 그들의 세 번째 전성기를 시작할 수 있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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