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4년 연속 도루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박해민이 올 시즌 초반 첫 도루조차 성공시키지 못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도루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박해민이 올 시즌 초반 첫 도루조차 성공시키지 못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2018년 36개, 2017년 40개, 2016년 54개, 2015년 60개.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도루왕 타이틀을 거머쥔 삼성 라이온즈 박해민의 기록이다. 4년 동안 무려 190번 베이스를 훔쳤다. 타고투저의 영향으로 리그 전반에 도루 숫자가 감소하긴 했지만, 박해민의 빠른 발은 늘 상대를 괴롭게 만드는 요소였다.

그런데 올 시즌, ‘도루왕’ 박해민이 사라졌다. 박해민은 팀이 치른 20경기에 모두 출전했지만 마수걸이 도루조차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원인은 간단하다. 시즌 초반 이어진 타격 부진으로 도루를 할 기회조차 쉽게 잡지 못했다. 박해민의 3월 타율은 0.160이었고, 안타는 4개에 그쳤다. 그마저도 2개의 안타는 각각 3루타와 홈런이었다. 6개의 볼넷을 얻기도 했으나, 이 중 다음 베이스를 훔칠 수 있는 여건은 4번뿐이었다. 박해민은 3월에 도루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4월엔 타격감이 다소 회복됐지만 여전히 예전의 박해민이라고 보긴 어렵다. 지난 16일까지 박해민은 12경기에서 9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타율 0.265를 기록 중이다. 볼넷도 7개를 얻었다. 하지만 도루 숫자 만큼은 0의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지난 12일엔 도루를 시도하고도 실패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또 지난 16일엔 볼넷으로 출루한 뒤 투수 견제에 아웃당했다. 4년 연속 도루왕의 자존심에 금이 가지 않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

지난 4년간 가장 적은 도루를 기록한 지난해에도 박해민은 경기당 0.25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현재 5개의 도루는 기록했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박해민의 발이 침묵하고 있는 사이 도루왕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것은 같은 팀 소속의 김상수다. 김상수는 시즌 초반부터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벌써 8개의 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김상수는 박해민이 4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하기 직전 도루왕 타이틀의 주인공이었다.

빨간불이 켜진 것은 5년 연속 도루왕 등극만이 아니다. 박해민은 지난해까지 5년 연속 30도루라는 금자탑도 쌓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엔 이마저도 쉽지 않게 된 상황이다.

박해민의 발은 언제쯤 시동이 걸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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