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30일, 시사위크와 인터뷰에서 "당의 화합을 위해서라면 제가 어떤 것이든 하겠다”라고 말했다. / 김경희 기자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30일, <시사위크>와 인터뷰에서 "당의 화합을 위해서라면 제가 어떤 것이든 하겠다"라고 말했다. / 김경희 기자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4월 임시국회 최대 화두는 선거제·사법제도 개혁 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처리였다. 국회는 아수라장이 됐고, 바른미래당도 내홍에 휩싸였다.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불거진 내홍은 ‘사·보임 논란’이 더욱 증폭시켰다.

결과적으로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여야 4당이 합세해 패스트트랙 처리가 이뤄졌다. 하지만 바른미래당에 큰 상처를 남겼다. 논란의 중심에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있었다. 패스트트랙 처리를 위해 노력했고 성공적으로 여야 협상도 마무리 지었지만, 당내 시선은 마냥 곱지 않았다.

결국 임기를 두 달여 앞둔 현재 사퇴론에 시달리고 있다. 그럼에도 반대하는 의원들을 품겠다고 했다. 사과하고, 끝까지 ‘진심’으로 설득하겠다고 했다. 시사위크는 30일, 국회에서 김관영 원내대표와 만나 패스트트랙 이후 당내 상황과 그간 원내대표로서 활동 성과, 원내 3당의 역할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역지사지 마음으로 다가갈 것”

김 원내대표는 당내 갈등이 극에 달하자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눈물을 보였다. 시사위크와 인터뷰에서는 “머리가 많이 하해졌고, 앞머리도 많이 빠졌다”며 스트레스성 탈모가 있음을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당 소속 의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고, 지지도 받아 지난해 6월 원내대표가 됐다. 원내대표가 된 이후 당의 화합과 탕평 인사도 하면서 잘 지내왔다”며 “(이번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그분들과 이렇게까지 감정 상할 일이 없었는데, 지나치게 편이 나눠지고 갈등도 깊어졌다. 그 생각을 하니까 그렇더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풀리지 않은 갈등을 풀어낼 복안’에 대해 “그런 게 어디있겠냐.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라고 했다. 대신 ‘진심을 다해’ 다가갈 것이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상대방에 대해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왜 저 사람이 그렇게 했을까?’라고 생각하는 열린 마음과 용기있는 사과가 필요하다”면서 “당의 화합을 위해서라면 제가 어떤 것이든 하겠다”라고 말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군산 경제 활성화에 필요한 것으로 ‘기업 유치·GM 공장 및 조선소 재가동’ 등을 꼽았다. / 김경희 기자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군산 경제 활성화에 필요한 것으로 ‘기업 유치·GM 공장 및 조선소 재가동’ 등을 꼽았다. / 김경희 기자

◇ “군산 경제에 필요한 건…기업 유치”

김관영 원내대표는 전북 군산시를 지역구로 둔 재선 국회의원이다. 한국GM 군산공장, 군산조선소, 새만금 산업단지 등은 군산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산업이었다. 하지만 군산공장과 조선소가 문을 닫고, 새만금 산업단지 역시 지난해 경제자유구역 지정까지 해제돼 지역 경제 사정은 악화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용·산업위기 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군산 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기업 유치·GM 공장 및 조선소 재가동’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특별교부세 10억 2,100만원을 추가 확보하고, 새만금 산업단지 내 ‘장기임대 용지’도 분양가의 연 1%만 지불하면 100년간 사용할 수 있도록 법 개정도 했다.

그는 “그동안 새만금 산업단지 공장용지는 평당 50만원에 분양했는데, 이 금액에 부담을 느낀 기업들이 잘 들어오지 않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가 법 개정안을 만들었고, (이후) 장기 임대지 20만평을 만들어 분양할 때 많은 회사가 (새만금 단지에) 들어오겠다고 표명했다”며 “올해 상반기 안으로 새만금 공장 부지 20만평 계약을 마치고, 내년에도 20만평에 대한 예산을 더 확보해 기업들이 (새만금 산업단지로) 들어올 여건을 만들어주면 군산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 “최대 성과는 특활비 폐지·선거제 개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로 취임한 지 10개월. 그는 여러 성과도 냈다. 국회의원 특수활동비 폐지, 여야 협치 분위기 조성 등이 김 원내대표의 주요 성과로 꼽힌다. 그는 특수활동비 폐지에 대해 “쉽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의원) 기득권을 내려놓기 쉽지 않았는데, 바른미래당뿐 아니라 국회부의장, 17개 국회 상임위원장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관철한 것”이라며 “30년 동안 계속 내려온 (특수활동비 사용을 폐지한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6월 원내대표 취임 당시 ‘국회 개혁, 선거제도 개혁, 개헌’을 공약했다. 이 가운데 국회의원 특수활동비 폐지로 ‘국회 개혁’은 성과를 냈다. 선거제도 개혁은 관련 법안의 패스트트랙 처리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남은 건 개헌이다.

김 원내대표는 “(앞서 공약한) 세 가지가 정말 어려운 것인데 선거제도는 패스트트랙으로 첫 발을 내딛었고, 개헌도 이번 패스트트랙 추진으로 가능성이 생겼다. 자유한국당과 함께 (개헌 논의를 위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면서 "선거법 개정을 올해 마무리하고 개헌은 내년 총선 때 국민 투표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렇게 된다면 대타협이 되고 청와대와의 관계도 복원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30년 동안 계속 내려온 (특수활동비 사용을 폐지한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말했다. / 김경희 기자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30년 동안 계속 내려온 (특수활동비 사용을 폐지한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말했다. / 김경희 기자

◇ “문재인 정부, 정책 전면 재고 해야”

야당 원내대표로서 문재인 정부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탈원전, 인사 검증 등 다방면에서 비판을 쏟아냈다. 김 원내대표에게 문재인 정부 대한 평가를 물었다. 답은 의외였다. 그는 “개인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좋게 생각한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도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래서였을까. 비판의 초점도 문재인 대통령 측근에 맞춰져 있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을 이용해 자기 권력과 세력을 키우려는 사람들을 싫어한다. 문 대통령이 가진 좋은 생각들을 정치적으로 펼쳐야 하는데 이를 가로막는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에 대해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10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정말 심각하다. 소득주도 성장 정책 대신 기업의 창의성과 자율성에 대해 존중하고 일한 만큼 책임지고 결과가 나오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서도 “전면 재고해야 한다”면서 “에너지 정책은 굉장히 폭넓게 연결돼 있다. 제조업 경쟁력과 산업 경쟁력이 바로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인사 검증에 대해 “낙하산 인사는 그만하고 정말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재를 기용하는) 인사를 하는 게 대한민국 경쟁률 유지의 핵심이다. 선거캠프에 참여한 분들 말고 각 분야에서 훌륭한 사람 등 인재풀을 넓게 봐야 한다”고 했다.

◇ “거대 양당 이겨 집권할 기회 있다”

바른미래당은 원내 3당이다. 거대 양당 사이에서 특수활동비 폐지 등 나름대로 원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지지율은 여전히 한자리대다. 그럼에도 김관영 원내대표는 ‘다당제’ 정당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양당제’와 ‘다당제’를 모두 경험한 그에게 원내 3당은 어떤 의미인지 마지막으로 물어봤다.

김 원내대표는 “양당제는 협상 과정에서 상대방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여당 입장에서 굉장히 단순하다. 하지만 항상 ‘적대적 공생 관계’여서 상대가 못 해도 내가 조금만 덜 못하면 이기기 때문에 정치 발전이 더디고 개혁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대 국회가 다당제로 정착된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특수활동비 폐지는 양당제였으면 불가능했다. 선거제 개혁도 처음에 민주당이 반대했지만, 바른미래당이 (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야3당과 함께 압박하고 단식까지 하면서 돌아선 것이다”라며 다당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정계개편 가능성에 대해 "앞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민주당과 한국당에 실망한 사람들을 받아 바른미래당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경희 기자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정계개편 가능성에 대해 "시간이 흐를수록 민주당과 한국당에 실망한 사람들을 받아 바른미래당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경희 기자

김 원내대표는 양당제 중심의 ‘정계개편’ 가능성이 제기된 데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다양한 정계개편 가능성은 나오는 이야기”라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민주당과 한국당에 실망한 사람들을 받아 바른미래당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수적으로 민주당과 한국당을 이겨 집권할 기회는 있다고 본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안철수 전 대표의 정계복귀에 환영의사를 밝혔다. 다만 지금이 그 시점은 아니라고 봤다. 김 원내대표는 "다당제 구성에 안철수 공로가 크다. 앞으로 안철수에 대한 기대감도 올라갈 수 있다”면서도 “지금 복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유에 대해 그는 “충분히 성찰하고 공부한 다음에 국민들 사이에서 '안철수가 제일 나은 것 같다' '부르자' 이런 여론이 생기면 와야 한다”며 “안철수를 이용하려는 일부 사람들이 불러서 섣부르게 정치에 복귀하거나 관여하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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