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돌풍을 일으키며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근접했던 헤타페가 마지막 뒷심 부족으로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다. /뉴시스·AP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키며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근접했던 헤타페가 마지막 뒷심 부족으로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UEFA 챔피언스리그는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축구 무대다.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고 몸값이 비싼 선수들이 ‘축구의 향연’을 펼치곤 한다. 당연히 이 무대를 밟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유럽의 수많은 팀과 선수들이 챔피언스리그를 꿈꾸지만, 한 시즌 허용되는 본선티켓은 32장뿐이다.

올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돌풍을 일으킨 헤타페도 챔피언스리그를 꿈꾸는 팀 중 하나였다. 그리고 그 어떤 팀보다 그 꿈에 근접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마지막’에 발목을 잡히며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헤타페는 불과 3년 전인 2015-16시즌 강등의 아픔을 겪은 바 있다. 하지만 한 시즌 만에 프리메라리가 복귀에 성공했고, 올 시즌엔 줄곧 상위권에 위치하며 신선한 돌풍을 일으켰다. 2004-05시즌 처음으로 프리메라리가에 입성해 2010-11시즌 유로파리그까지 진출했던 전성기의 재현이자, 그 이상의 성과를 기대하게 만드는 행보였다.

여기서 그 이상의 성과는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의미한다. 헤타페는 올 시즌 팀 역사상 최초의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근접했다. 마지막 2경기를 남겨놓은 시점까지 승점 58점으로 4위를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반면 프리메라리가 전통의 강호인 발렌시아와 세비야는 나란히 승점 55점에 그쳤다.

그러나 일정 운과 더불어 뒷심이 부족했다. 헤타페는 하필이면 이 시기에 바르셀로나를 만나고 말았고, 나름 분전했지만 패배는 피하지 못했다. 반면 발렌시아는 데포르티보 알라베스를 3대1로 제압했다. 이로써 1경기를 남겨둔 시점에 두 팀의 승점은 같아졌고, 승자승 원칙에 따라 발렌시아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물론 아직 끝난 것은 아니었다. 헤타페는 마지막 경기에서 발렌시아보다 많은 승점을 따낼 경우 4위 탈환이 가능했다. 헤타페가 이기면서 발렌시아는 지거나 비기는 결과, 또는 헤타페가 비기면서 발렌시아는 지는 결과를 그려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역시 현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헤타페는 마지막 경기에서 비야레알을 만나 2대2 무승부에 그쳤고, 발렌시아는 레알 바야돌리드에게 0대2 승리를 거뒀다.

헤타페 입장에선 2015-16시즌 겪었던 마지막 경기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순간이었다. 당시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치고 있던 헤타페는 마지막 경기를 통해 19위로 추락하며 강등이 확정된 바 있다. 비록 상황은 많이 다르지만, 올 시즌에도 마지막 경기에서 웃지 못한 헤타페다.

비록 아쉬움은 남지만 헤타페의 올 시즌은 분명 큰 의미가 있었다. 불과 3시즌 전 강등당했던 팀이 챔피언스리그 문턱까지 밟았다는 점은 무척 고무적이다.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새삼 깨닫기도 했지만, 미래에 대한 기대 역시 한층 키운 시즌이었다. 올 시즌 헤타페의 돌풍이 다음 시즌엔 어떤 결과로 이어지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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