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사상 최초로 ‘잉글랜드 도메스틱 트레블’을 기록한 펩 과르디올라. 하지만 그는 아직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뉴시스·AP
올 시즌 사상 최초로 ‘잉글랜드 도메스틱 트레블’을 기록한 펩 과르디올라. 하지만 그는 아직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펩 과르디올라는 당대 최고의 축구 감독 중 하나다. 그를 현시대 최고라 칭한다 해도 반박의 여지는 많지 않다.

유럽 주요 리그 중에서도 가장 치열한 곳으로 꼽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그곳에서 펩 과르디올라는 올 시즌 두 가지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2017-18시즌에 이은 리그 2연패와 리그컵, FA컵을 더한 ‘도메스틱 트레블’이 그것이다.

‘춘추전국시대’ 프리미어리그에서 2연패가 나온 것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끌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2008-09시즌 이후 처음이다. 잉글랜드 내에서 열린 3개 대회를 오직 한 구단이 모두 가져간 것은 이번이 사상 최초로 더욱 뜻 깊다.

하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은 올 시즌 성과가 마냥 만족스럽지만은 않은 듯하다. 유럽 현지에서는 과르디올라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보도가 연일 들려온다.

만족을 모르는 건가 싶지만,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이기도 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뤄낸 프리미어리그 2연패와 도메스틱 트레블은 분명 위대한 기록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빅이어, 즉 챔피언스리그 타이틀을 거머쥐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 또한 클 수밖에 없어 보인다.

2008년 바르셀로나 지휘봉을 잡으며 1군 감독으로 데뷔한 과르디올라는 시작부터 화려했다. 첫 시즌인 2008-09시즌부터 스페인 팀 최초의 트레블 및 6관왕의 믿을 수 없는 위업을 달성했고, 역대 최연소 챔피언스리그 우승 감독으로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총 4시즌을 바르셀로나에 머물며 거둔 성과 또한 리그 3연패,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 등 화려함 그 자체였다.

이후 잠시 휴식을 취한 과르디올라는 독일의 최강자 바이에른 뮌헨으로 향했고, 그곳에서도 리그 절대강자로서의 위상을 지켜냈다. 그리고 맨체스터 시티의 지휘봉을 잡아 첫해엔 다소 아쉬움을 남겼으나, 이후 두 시즌 연속 리그 우승에 성공하며 자신의 능력을 입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르디올라가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는 챔피언스리그에 있다. 바르셀로나 시절인 2010-11시즌 이후 과르디올라 감독은 유독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인연이 닿지 않고 있다. 우승후보로 평가되는 전력을 갖추고도 좀처럼 우승에 다가서지 못하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올 시즌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향한 기대감이 컸다. 맨시티는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을 가뿐히 통과한데 이어 16강에서 살케04를 격침시켰다. 레알 마드리드·바이에른 뮌헨·PSG 등 유력한 우승 경쟁상대들이 줄줄이 16강에서 멈춘 가운데, 8강 상대는 한 수 아래로 평가되는 토트넘이었다. 하지만 토트넘에게 뜻밖의 일격을 당한 맨시티는 8강에서 여정을 마치고 말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 시즌에도 8강에서 리버풀을 만나 발목을 잡힌 바 있다. 맨시티를 이끌고 처음 챔피언스리그에 나선 2016-17시즌엔 16강에서 모나코에게 패했다. 앞선 바이에른 뮌헨 시절에도 세 시즌 모두 4강에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렇듯 과르디올라 감독은 2010-11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 이후 7시즌 동안 4강-4강-4강-4강-16강-8강-8강의 아쉬운 성적을 이어오고 있다. 자국리그에서의 성과도 중요하지만, 챔피언스리그를 향한 갈증이 클 수밖에 없어 보인다.

자연스레 과르디올라 감독의 시선은 이미 다음 시즌으로 향하고 있다. 이미 완성도가 높은 팀의 전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과연 그는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한을 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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