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노아는 강등권에 놓여있지만, 피오렌티나와의 맞대결을 승리할 경우 강등을 피할 수 있다. /뉴시스·AP
제노아는 강등권에 놓여있지만, 피오렌티나와의 맞대결을 승리할 경우 강등을 피할 수 있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유럽 주요리그가 속속 막을 내리고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 세리에A는 이제 단 1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일찌감치 우승팀은 가려졌지만, 끝까지 눈길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생존 경쟁’은 마지막 휘슬이 울리는 순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세리에A는 현재까지 2팀의 강등이 확정됐다. 승점 삭감과 더불어 지독한 부진을 겪은 꼴찌 키에보베로나와 19위 프로시노네가 그 주인공이다. 이제 2부리그로 향하는 ‘강등 열차’엔 단 한 자리만 남아있다.

현재 그 자리에 앉아있는 것은 제노아다. 승점 37점으로 18위에 위치해있다. 하지만 아직 희망은 남아있다. 17위 엠폴리와의 승점 차가 1점뿐이다. 15위 피오렌티나와 16위 우디네세도 산술적으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승점 40점이다.

다만, 우디네세는 강등을 피하는 것이 확정됐다. 마지막 경기에서 제노아가 승리하고 우디네세가 패해 승점이 같아지더라도 올 시즌 서로 간의 상대전적에서 1승 1무로 앞선다. 세리에A는 승점이 같을 경우 골득실이 아닌 승자승 원칙을 우선 적용한다.

즉, 강등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는 것은 제노아와 엠폴리, 그리고 피오렌티나다. 그런데 여기서 또 흥미로운 점이 있다. 제노아와 피오렌티나가 운명의 마지막 경기 상대로 마주하게 된 것이다.

먼저, 엠폴리의 경우의 수를 따져보자. 엠폴리가 자력으로 강등을 탈출하는 방법은 단 하나, 승리하는 것뿐이다. 반면, 무승부를 거둘 경우엔 제노아가 무승부 혹은 패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가장 복잡해지는 것은 엠폴리가 패하고 제노아가 비기는 상황이다. 두 팀의 승점이 38점으로 같아지기 때문에, 역시 승자승 원칙을 따져봐야 한다. 그런데 두 팀의 올 시즌 맞대결은 1승1패로 마무리됐다. 따라서 다음 기준인 골득실을 따져야 하는데, 이 역시 -18로 같다. 다만, 패하는 상황을 가정한 엠폴리는 골득실이 더 나빠질 수밖에 없고, 비기는 상황을 가정한 제노아는 -18이 유지된다. 즉, 제노아가 승점에 이어 승자승까지 동률인 가운데 골득실로 살아남게 되는 상황이다.

문제는 엠폴리의 마지막 상대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엠폴리는 인터밀란을 원정에서 상대해야 한다. 인터밀란 역시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라 끝까지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엠폴리 입장에서는 무승부 전략으로 가는 게 현실적일 수 있다.

제노아와 피오렌티나의 맞대결은 더욱 흥미롭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앞선 첫 만남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한 바 있다. 마지막 경기를 통해 모든 것이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더 유리한 쪽은 피오렌티나다. 지지만 않으면 강등을 피할 수 있다. 다만, 패할 경우엔 상황이 급변한다. 승점은 같아지지만, 앞선 1차전이 무승부였던 만큼 승자승 원칙에서 밀린다. 이때 엠폴리까지 승리를 거둘 경우, 피오렌티나의 강등은 현실로 가다오게 된다.

제노아는 역시 일단 승리만 생각해야 한다. 승리는 곧 생존 확정이고 패배는 강등 확정이다. 무승부를 거둘 경우 일말의 희망은 남아있지만, 엠폴리가 비기기만 해도 강등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제노아와 피오렌티나, 엠폴리와 인터밀란의 리그 마지막 경기는 골이 들어갈 때마다 각 팀의 운명이 엇갈리는 흥미진진한 90분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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