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동기 대비 주요국 분기별 GDP 성장률. /데이터=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전년동기 대비 주요국 분기별 GDP 성장률. /데이터=트레이딩이코노믹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미국, 유럽, 일본 할 것 없이 지금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일자리는 유례없는 고용 풍년 상황”이라며 “우리만 마이너스 성장에 고용절벽”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의 현 경기둔화는 세계경기흐름 때문이 아니라,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이 원인이라는 취지다.

지난 9일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세계 경제의 둔화와 함께 우리 경제의 성장세도 하방위험이 커졌다”며 “1/4분기 성장률이 대내외 여건의 영향 때문에 하방위험이 컸었고, 원인을 분석해보니 대외 여건의 영향이 60~70%”라고 말했었다. 1/4분기 GDP 성장률이 전기대비 마이너스 0.4%를 기록한 주요 이유가 세계경기 둔화에 있다는 주장인 셈이다.

주요국이 공시한 분기별 GDP 성장률(전년동기)과 비교해보면, 1분기 한국의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다. 2018년 1분기 2.6%를 기록했던 미국은 3% 안팎을 유지했고 2019년 1분기에는 3.2%의 성장률을 보였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3분기 0.1%로 떨어졌다가 4분기(0.3%)와 올해 1분기(0.9%)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EU의 경우 지난해 1분기 2.5%를 기록했지만 4분기와 올해 1분기 각각 1.2%로 둔화되는 모습이었다.

2019년 5월 기준. 최근 1년간 주요국 실업률 흐름. /데이터=트레이딩이코노믹스
2019년 5월 기준. 최근 1년간 주요국 실업률 흐름. /데이터=트레이딩이코노믹스

2018년 4분기 GDP 성장률과 비교하면 미국 0.8%, 중국 1.4%, 일본 0.6%, EU 0.4%의 성장률을 각각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와 비교해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은 한국이 이 가운데 유일했던 셈이다. 1분기 OECD 국가들의 GDP 성장률 평균은 0.6%였다.

최근 1년 간 주요국의 실업률은 대체로 하락했다. 미국은 0.4% 하락한 3.6%를 기록했고, 중국도 실업률(3.67%)이 0.38% 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공개했다. 8.2%로 비교적 실업률이 높았던 EU는 조금씩 감소해 7.8%까지 낮아졌다. 반면 한국과 일본은 실업률이 각각 0.3% 0.2% 높아진 4%와 2.4%를 기록했다.

지표상으로만 살펴봤을 때, 우리나라의 경기둔화가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났으며 실업률 역시 미국, 중국 등과 비교하면 상승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정치적 수사를 걷어내고 보면 “우리만 마이너스 성장에 고용절벽”이라는 황교안 대표의 말은 대체로 사실에 가깝다. OECD에 따르면, 한국의 경제성장률 순위는 지난해와 비교해 4단계 하락한 18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실업률 순위는 36위에서 28위로 나빠졌다.
 
다만 세계경제가 2018년 하반기부터 둔화되고 있다는 점은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분석이다. 한국개발원(KDI)은 2019년 상반기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2019년 세계경제는 2018년 보다 성장세가 둔화된 후 2020년부터 완만하게 회복될 것”이라고 전제한 뒤 “글로벌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반도체 경기 호황이 작년 하반기 이후 조정되는 국면에 진입하면서 금년들어 수출부진이 심화되고 있다”고 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019년 세계경제전망에서 “세계경제는 2018년보다 0.5%p 낮은 3.2%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2018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성장세 둔화 추이는 ▲글로벌 보호무역기조 ▲세계 무역의 둔화 ▲유로지역 성장세의 둔화 ▲브렉시트 등 하방요인이 작용하면서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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