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사천시에 위치한 BAT코리아 사천공장 전경. / BAT코리아
경상남도 사천시에 위치한 BAT코리아 사천공장 전경. / BAT코리아

시사위크|경남 사천=범찬희  본격적인 여름 시즌으로 돌입하는 7월을 목전에 두고 경상남도 사천시에 위치한 ‘BAT 코리아 사천공장’을 찾아 생산 설비를 둘러봤다. 올해로 설립 17주년을 맞은 BAT코리아 사천공장은 ‘메이드 인 코리아’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그룹의 핵심 생산 거점이다.

◇ ‘그랜드 슬램’ 달성한 동남아 수출 허브

흔히 경남 사천이라고 하면 ‘첨단 항공 산업의 메카’라는 말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1990년대 후반 이곳에 첨단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항공우주산업과 외국인 기업 투자가 이뤄졌다. 짝수 연도마다 열리는 에어쇼의 3회 연속 개최지로 선정될 정도로 사천은 관련 산업에서 남다른 위상을 갖고 있다.

항공에 가려져 있기는 하지만 사천을 대표하는 또 다른 업종이 있으니 바로 ‘담배’다. 국내 담배 시장의 약 12%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에서 두 번째로 큰 인터내셔널 담배 회사인 BAT코리아의 생산 공장이 바로 이곳 사천에 자리 잡고 있다. 전체 공장 직원 (약 724명) 중 70% 가량이 지역 인재다. 또 생산 물량의 80%가 일본을 포함해 15개 국가에 수출된다.

27일 BAT코리아는 누적 생산 3,000억 개비 돌파 등 ‘그랜드 슬램’ 달성을 기념해 이례적으로 자신들의 생산 기지를 언론에 공개했다. 다만 보안상의 이유로 내부 사진 촬영은 불가했다.

김포 공항에서 출발해 약 50여 분 간의 비행 끝에 도착한 경남 사천의 하늘은 잔뜩 흐렸다. 직전까지 비가 내렸음을 말해주듯 땅 웅덩이에는 비가 잔뜩 고여 있었다. 사천공항으로부터 다시 10여분 버스로 달리자 먼발치서 BAT사천공장이 그 위용을 드러냈다.

BAT코리아 사천공장 직원이 궐련형 전자담배 전용스틱 갑포장재를 검수하고 있다. / BAT코리아
BAT코리아 사천공장 직원이 궐련형 전자담배 전용스틱 갑포장재를 검수하고 있다. / BAT코리아
BAT코리아가 독일 하우니사에서 들여온 신식 제조 설비. / BAT코리아
BAT코리아가 독일 하우니사에서 들여온 신식 제조 설비. / BAT코리아

BAT사천공장은 입구에서부터 글로벌 기업의 기운을 풍겼다. 보안 요안들의 복장부터가 남달랐다. 단순히 경비원이 아닌 미국드라마에서나 볼법한 택틱컬 복장을 갖춘 전문 경호원들이 공장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겉에서 풍기는 ‘포스’와는 달리 출입 기자들의 명단을 한 명 한 명 확인하는 직원들의 태도에는 친절함이 묻어났다.

공장 내부는 신축 건물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깔끔함을 자랑했다. 공장 직원도 흔히 떠올리기 쉬운 생산직 근로자의 자태와는 다소 달랐다. 미군 부대를 연상케 하는 패치가 부착된 네이비 폴로 셔츠를 착용해서인지 마주치는 직원 한명 한명에서 여유와 젊음이 느껴졌다. 생산직 하면 떠오르는, 무언가에 찌들어 있는 모습의 직원은 이곳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다.

간단히 휴식을 취한 후 곧바로 내부 투어 일정이 시작됐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담배가 생산되는 첫 단계인 PMD.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코끝을 찌르는 연초향이 이곳이 담배 공장임을 실감케 했다. PMD는 패키징 전까지 실제 담배가 만들어지는 곳이다. 담배 원재료인 ‘립’과 ‘스탠’을 자르고 말린 뒤 향을 첨가하는 작업이 이곳에서 이뤄진다.

스탠은 약 5cm 길이의 얇은 나뭇가지와 흡사한 모양새를 하고 있다. 립은 그에 비해 말린 이파리와 비슷한 꼴을 하고 있다. 1가지 종류의 스탠과 5가지(버지니아‧궐리‧오리엔탈‧리콘‧파이넥스)의 립을 섞으면 흔히 보던 필터 속 재가 완성된다고 한다. 박진환 PMD 팀장은 “스탠과 립을 어떻게 배합하느냐에 따라 담배 맛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27일 BAT코리아 매튜 쥬에리 사장(좌), 자유한국당 여상규 의원이 사천공장의 누적생산 3,000억개비 돌파 등 그랜드 슬램을 축하하는 기념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BAT코리아
27일 BAT코리아 매튜 쥬에리 사장(좌), 자유한국당 여상규 의원이 사천공장의 누적생산 3,000억개비 돌파 등 그랜드 슬램을 축하하는 기념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BAT코리아

PMD를 둘러본 뒤 다음 단계인 SMD 시설로 자리를 옮겼다. SMD에서는 담배 완제품이 나오고 패키징까지 이뤄진다. 컨테이어 벨트 돌아가는 소리가 심해 귀마개 착용이 필수인 SMD의 최대 볼거리는 갓들어온 따끈따끈한 신제품 기계였다. 독일 ‘하우니’(HAUNI)에서 제조된 신식 기계는 겉보기에도 여타 설비 보다 세련된 외관을 갖추고 빠른 속도로 휠이 돌아갔다.

2002년 9월 설립된 사천공장은 꾸준히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2010년 1,000억원을 투자해 최첨단 설비시설을 도입한 데 이어, 2016년에는 2,000억원을 들여 제 2‧3공장을 증설했다. 마지막 투어 일정이었던 FMD는 BAT코리아의 투자가 거둔 결실이다. 담배업계의 판도 자체를 뒤바꾸고 있는 전자담배 스틱이 FMD에서 만들어진다.

한편 이날 BAT코리아는 그랜드 슬램 달성을 기념하는 별도의 기념식을 가졌다. BAT는 코리아는 올해 겹경사를 맞았다. 이른바 ‘트리플 쓰리’를 달성한 것. ▲3억 달러 수출의 탑 시상 ▲3개년도 임금협상 타결 ▲3,000억 개비 누적 생산 돌파가 그것이다. 매튜 쥬에리 대표는 그랜드 슬램 달성을 자축하며 “BAT코리아가 외국계 회사라는 표현은 적합하지 않다. BAT코리아는 대한민국 기업”이라며 “국내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100% ‘Made in Korea’로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