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가 아버지 이종범이 기록한 196안타 기록에 다가서고 있다. /뉴시스
이정후가 아버지 이종범이 기록한 196안타 기록에 다가서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아버지를 넘어서는 아들이 나올 수 있을까.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아버지 이종범의 대기록에 다가서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소속의 이정후는 지난 10일을 기준으로 올 시즌 13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55를 기록하며 180개의 안타를 때려냈다. 경기 수 차이를 감안해야 하지만, 현재 가장 많은 안타를 기록 중인 선수다.

특히 이정후는 9월 들어 6경기에서 타율 0.560를 기록하며 14개의 안타를 더했다. 안타가 없었던 단 1경기를 제외한 5경기를 멀티히트로 장식했고, 그 중 2경기에선 4안타로 맹위를 떨쳤다.

이처럼 이정후가 매서운 뒷심을 발휘하면서, 아버지 이종범을 넘어설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정후의 아버지이자 시대를 풍미한 전설 이종범은 데뷔 2년차인 1994년 196개의 안타를 기록한 바 있다. 124경기에 출전해 0.393의 타율과 함께 남긴 대기록이자, 이후 오랜 세월 깨지지 않은 최다 안타 기록이다. 이종범의 이 기록은 딱 20년이 지난 2014년, 200안타 고지를 밟은 서건창에 의해 깨졌다.

2017년 프로무대에 데뷔한 이정후는 ‘이종범의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어쩌면 부담이 상당할 수 있는 환경이었지만, 이정후는 곧장 자신을 향한 기대를 감탄으로 바꿨다. 데뷔 시즌부터 전 경기를 소화하며 타율 0.324, 179안타를 기록한 것이다. 이정후는 이 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아버지 이종범은 받지 못했던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아버지가 그랬듯, 이정후에겐 2년차 징크스도 없었다. 부상에 발목을 잡힌 것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109경기에 출전해 0.355의 타율과 163개의 안타를 기록하며 준수함을 자랑했다. 이어 올 시즌엔 자신의 최다안타 기록을 이미 갈아치웠을 뿐 아니라, 아버지의 대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정후의 200안타 고지 점령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나온다. 다만, 아버지 이종범의 196안타를 넘어서는 게 먼저이자 보다 현실적인 목표다. 이정후가 속한 키움 히어로즈는 돔구장을 홈구장으로 둔 덕에 잔여경기가 가장 적다. 앞으로 딱 10경기만을 남겨둔 상태다.

이정후는 이 10경기에서 17개 이상의 안타를 때려내야 아버지의 기록을 넘을 수 있다. 10경기에서 17개의 안타를 만들어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경기당 1.7개의 안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매경기 안타를 기록해야 할 뿐 아니라, 멀티히트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정후이기에 기대를 걸어볼만하다. 특히 9월 들어 폭발한 이정후의 ‘몰아치기’는 더욱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이정후는 아버지를 넘어 새로운 전설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남은 10경기, 그의 배트를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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