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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규의 아이러브스포츠
‘29년만’ 평양가는 축구대표팀, 북한은 늘 껄끄러웠다
2019. 10. 04 by 김선규 기자 swsk1209@hanmail.net
남자 축구대표팀이 오는 15일 29년만에 평양 원정경기를 가진다. 사진은 2014년 10월 2일 인천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 당시 경기에 앞서 양팀 선수들이 국민의례를 하는 모습./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2022 카타르월드컵 2차예선을 치르고 있는 축구대표팀의 평양 원정 경기가 성사됐다. 남자 축구대표팀이 평양 땅을 밟는 것은 1990년 이후 29년만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달 30일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고, 2022 카타르월드컵 2차예선 2연전 준비에 돌입했다. 대표팀은 오는 10일 화성종합타운에서 스리랑카와의 홈경기를 가진 후 15일에는 북한과 평양에서 원정 경기를 펼친다.

특히 평양 원정을 두고 팬들의 이목이 쏠렸다. 그동안 북한과의 원정 경기는 남북관계 등의 영향으로 평양이 아닌 제3국에서 치러진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은 15일 열리는 평양 경기를 사실상 허가했고, 대표팀은 29년 만에 평양 원정 경기를 가지게 됐다.

우선 전력상으로는 대표팀이 한 수 위라는 평가다. 캡틴 손흥민을 비롯해 황의조, 황희찬, 이재성, 권창훈, 백승호, 이강인 등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이 다수 포진돼 있고, 피파랭킹 또한 37위로 북한(113위)에 비해 높다. 역대전적으로도 7승 8무 1패로 크게 앞선다.

하지만 북한과의 경기는 늘 변수가 따랐다. 높은 수준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북한은 특유의 끈적함으로 대표팀을 괴롭혀왔다.

한국은 그동안 북한을 상대로 대부분 시원한 승리를 거두지 못해왔다. 1994 미국월드컵 예선에서 3대0 승리를 거두는 등 월드컵 예선에서 총 6번 만나 3승 3무를 거뒀지만, 간담이 서늘한 경기들도 있었다.

많은 팬들이 기억하는 북한과의 ‘진땀승부’는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이다. 홈&어웨이 방식에서 첫 경기가 북한의 홈 경기였다. 이 경기는 당시 남북관계 등 사정으로 인해 중국에서 개최됐다. 북한이 평양에서의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를 불허한 탓이었다. 이날 대표팀은 김남일이 내준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허용하고, 기성용의 동점골로 간신히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당시 북한 골키퍼 리명국의 치명적 실수가 아니었더라면, 대표팀은 이 경기에서 패할 수도 있었다.

이후 서울에서 열린 홈 경기에서는 당시 북한 최고의 스타 정대세, 홍영조의 화력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당시 대표팀은 이운재의 연속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고, 후반 막판 김치우의 프리킥이 홍영조를 맞고 굴절되며 골로 이어져 1대0 신승을 거뒀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북한 일본 등 동아시아팀들이 자웅을 겨루는 동아시안컵에서도 북한과의 경기는 늘 힘겨웠다. 2010년 이후 북한이 처음 참가한 대회인 2015 동아시안컵에서는 0대0 무승부를 기록했고, 2017 동아시안컵에서는 상대의 자책골로 1대0 신승을 거뒀다. 물론, 통상 대표팀은 동아시안컵에서 유럽파를 제외하고 K리그 최고의 선수들로 팀을 꾸려 참가한다.

북한 현지의 사정도 변수 중 하나다. 경기가 치러질 예정인 김일성경기장은 천연잔디가 아닌 인조잔디 구장이다. 국제경기가 치러지기에는 다소 열악한 환경이다. 때문인지 북한은 김일성경기장에서 14년간 무패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7만 관중의 열띤 응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대표팀이 북한에게 기록한 유일한 패배 또한 1990년 이 경기장에서 치러진 경기였다.

또한 북한도 이제는 유럽 빅리거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북한의 기대주 한광성이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로 이적한 것이다. 유벤투스는 이탈리아를 넘어 유럽 최고의 팀으로 꼽히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지오르지노 키엘리니, 곤살로 이과인, 파울로 디발라, 잔루이지 부폰 등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몸담고 있는 팀이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는 남과북이 나란히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하지만 이번 2차예선은 조 1위만이 최종예선으로 진출한다. 남과북 둘 중 한 팀은 다음을 기약해야 하는 것이다. 29년 만에 평양에서 열리는 A매치에서 양팀이 양보 없는 승부를 예고하고 있는 이유다. 월드컵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만난 남과북 중 어느 팀이 웃을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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