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가 30일 단독 입수한 '창당 후 국회지원 및 상황 예상'이라는 제목의 변혁 내부 문건 /정호영 기자
시사위크가 30일 단독 입수한 '창당 후 국회지원 및 상황 예상'이라는 제목의 변혁 내부 문건을 단독 입수했다. /정호영 기자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대표 유승민)'이 출범 전부터 내부적으로 탈당과 신당창당을 치밀하게 계획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바른미래당의 창당정신을 회복하고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내세웠던 변혁의 취지와 거리가 있던 셈이다. 

<시사위크>가 30일 단독 입수한 '창당 후 국회지원 및 상황 예상'이라는 제목의 변혁 내부 문건에 따르면, 이들은 안철수계 비례대표 거취 로드맵·정보위원장 및 상임위 간사직 유지 문제·탈당 의원수에 따른 사무공간 배정·창당시 국회 운영비 지원 변화·국회 출입증 배정 변화 등을 문서로 작성했다. 해당 문건은 변혁이 공식 출범한 지난 9월 30일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탈당과 창당을 치밀하게 계획한 정황은 문건 곳곳에서 드러났다. 먼저 변혁은 신당 창당 후 국회 사무공간 배정과 관련해 의원 수 △7인(유승민계 -1) △8인(유승민계 전원) △14인(유승민계 -1·안철수계 전원) △15인 기준(유승민계·안철수계 전원)으로 사무실 평수 및 의석비율면적을 계산했다.

문건 내에서 당 의원들을 3개의 계파로 나눈 표(왼쪽)와 안철수계와 동시 탈당을 위한 예결위원직 거래 전략 내용. /정호영 기자
문건 내에서 당 의원들을 3개의 계파로 나눈 표(왼쪽)와 안철수계와 동시 탈당을 위한 예결위원직 거래 전략 내용. /정호영 기자

탈당시 발생할 수 있는 상임위원장과 각 상임위 간사직 유지와 관련한 검토도 진행했다. 교섭단체 지위를 잃었을 경우 간사직 유지는 어렵다고 판단한 반면, 변혁 소속 이혜훈 의원이 맡고 있는 정보위원장직은 '본회의장 선출로 선임한다'는 규정 외에 별도 조건이 없다는 이유로 유지 주장이 가능하다고 해석했다. 이학재 의원의 탈당 당시 "정보위원장직은 두고 나가라"고 했던 오신환 원내대표의 주장과 180도 달라진 대목이다.

심지어 안철수계 비례대표를 참여시키기 위한 상임위원직 물밑 거래도 염두에 뒀다. 변혁에서 활동하고 있는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은 6명이다. 이들은 당의 출당조치가 없다면 탈당 시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이에 변혁은 유승민계(지상욱·정운천), 안철수계(이태규·김수민·신용현)가 맡고 있는 예결위원 5석을 비례대표 의원 출당과 맞교환 하는 거래카드로 사용하는 시나리오도 마련했다. 비례대표 동반탈당을 위해 예산안 심사권을 미끼로 내건 셈이다.

변혁 스스로 유승민계와 국민의당계, 잔류파(당권파) 등 계파를 나눈 표를 만든 정황도 확인됐다.

이들은 '유승민계'는 오신환·유의동·지상욱·유승민·정병국·하태경·정운천·이혜훈 등 8명, '안철수계'는 이동섭·김삼화·이태규·신용현·김수민·김중로·권은희 등 7명, '잔류'는 채이배·김성식·박선숙·이찬열·임재훈·박주선·김관영·최도자·김동철·주승용 등 10명으로 구분했다.

당권파 인사들은 변혁의 민낯이 드러났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바른미래당 핵심 관계자는 "당의 체계가 이대로는 안 된다, 당 관련 상황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변혁에 참가했다고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 문건이 사실이고 존재를 (변혁 의원들이) 알았다면 기가 막힌 일"이라며 "문건을 유승민계가 만들었는지 안철수계가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출범할 때부터 계파를 3개로 나눴다면 더 이상 미루지 말고 나가시라"고 말했다.

임재훈 사무총장은 "문건이 사실이라면 당황스럽다"면서도 "의기투합을 했으면 좋겠지만 가능성이 희박하고, 결별이 이미 가시권에 들어온 상황이다. 결단해서 남을 것인지 나갈 것인지는 (변혁이 선택할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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