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모비스와 전주 KCC가 4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사진 오른쪽이 KCC에서 현대모비스로 합류하게 된 김국찬. /뉴시스
울산 현대모비스와 전주 KCC가 4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사진 오른쪽이 KCC에서 현대모비스로 합류하게 된 김국찬.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지난 11일, 한국 프로농구 역사에 중요한 한 페이지가 기록됐다. 울산 현대모비스와 전주 KCC의 ‘역대급’ 트레이드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현대모비스에서는 라건아와 이대성이, KCC에서는 리온 윌리엄스와 김국찬, 박지훈, 김세창이 트레이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라건아와 이대성은 리그 정상급으로 평가받는 특급선수들. 반면 리온 윌리엄스는 준수한 정도의 외국인 용병이고 나머지 세 토종선수는 잠재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을 뿐이다.

올 시즌 전창진 감독을 선임하고, 초반부터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던 KCC는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단숨에 강력한 우승후보로 등극했다. 다소 부족했던 부분을 채웠을 뿐 아니라, 기존 선수들과의 시너지 효과까지 기대해볼 수 있게 된 ‘적재적소’ 트레이드다.

하지만 지난 시즌 통합우승의 기쁨을 만끽한 현대모비스의 선택엔 여전히 의문부호가 남는다. 여러모로 리빌딩이 필요한 시점이란 판단까지는 수긍이 가지만, 과연 이 선택으로 미래에 웃을 수 있겠느냐가 의문이다.

현대모비스에 합류한 세 명의 토종선수 중 미래에 기대를 걸만한 선수는 김국찬과 김세창이다. 1989년생인 박지훈은 이미 서른 줄에 접어들어 팀의 미래로 보긴 어렵다. 김국찬과 김세창은 각각 1996년생, 1997년생이다.

물론 김국찬과 김세창 모두 나름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갖춘 선수들이다. 특히 현장 지도자들에게는 지금까지 보여준 것 이상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아직 20대 초중반에 불과한 나이도 최대 강점이다.

그러나 모든 일이 꿈대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기대의 미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두 젊은 선수는 이번 트레이드로 인해 상당한 부담을 떠안게 됐다. 향후 활약 여부 및 성장 정도에 따라 이번 트레이드가 꾸준히 언급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기엔 라건아와 이대성이란 그림자가 너무 크다.

만약 김국찬과 김세창을 선택한 이번 결정이 실패로 귀결될 경우 현대모비스 역시 흑역사를 남기게 된다. 현대모비스와 유재학 감독은 부인했지만, 이대성과의 불편한 관계에 따른 트레이드였다는 꼬리표를 더욱 떼기 어렵게 될 것이다.

어쨌든 주사위는 던져졌다. KCC 역시 이번 트레이드를 성공으로 장식하기 위해선 올 시즌 우승이 필수적이다. 현대모비스의 결과는 먼 훗날 나타날 것이다. 과연 현대모비스의 이번 트레이드 마침표는 느낌표가 될지, 말줄임표가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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