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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규의 아이러브스포츠
이용규의 파란만장 야구인생
2019. 12. 09 by 김선규 기자 swsk1209@hanmail.net
돌아온 이용규, 그는 다음 시즌 주장의 중책을 맡게 됐다. /한화 이글스
돌아온 이용규, 그는 다음 시즌 주장의 중책을 맡게 됐다. /한화 이글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파란만장.’ 이용규의 야구인생을 네 글자로 압축한다면 이 표현이 가장 적합하지 않을까. 그가 탄 롤러코스터가 또 다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2004년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이용규는 그해 11월 2대2 트레이드에 포함돼 기아 타이거즈로 팀을 옮겼다. 두 팀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 트레이드였다. LG 트윈스에겐 두고두고 후회로 남은 선택이 됐고, 기아 타이거즈에겐 복덩이가 굴러들어온 경사가 됐다.

기아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이용규는 곧장 리그 정상급 테이블세터이자 외야수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타격 능력과 빠른 발, 타고난 야구센스와 안정적인 수비는 기본이었고, KBO 역사를 통틀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특유의 컨택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악착같이 공을 커트해 상대 투수의 투구수를 급격히 늘리는데 일가견이 있는 그의 모습은 ‘용규놀이’란 말까지 만들어냈다. 실제로 이용규는 KBO 최다투구수 상위 기록을 줄줄이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이용규의 활약은 비단 기아 타이거즈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꾸준히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했을 분 아니라, 우리 야구사에 영원히 남을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를 지칭하는 수식어 중 하나가 ‘국가대표 1번타자’인 이유다.

이처럼 화려했던 이용규의 야구인생은 2014 시즌을 앞두고 정점에 이르렀다. 한화 이글스와 4년 총액 67억원의 계약을 맺으며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이용규는 FA 이적 첫해 부상 등으로 다소 아쉬움을 남겼으나, 이듬해와 그 다음해에는 제몫을 해냈다. 특히 당시 김성근 감독이 추구하는 야구에 부합하는 모습으로 대전 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하지만 그의 야구인생에도 내리막길이 찾아왔다. 하필이면 FA계약 마지막 시즌인 2017년, 이용규는 선수인생에 있어 최악의 시즌을 남기고 말았다. 연이은 부상으로 경기 출전 자체가 크게 줄었고, 성적도 좋지 못했던 것이다.

2017년을 허무하게 마친 그는 뜻밖의 특별한 행보로 큰 주목을 받았다. 생애 두 번째 FA자격을 얻고도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그는 당시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에 해당한 연봉삭감을 받아들였다.

이용규의 선택에 대한 평가는 크게 엇갈렸다. 먼저, 아쉬웠던 2017년에 대한 반성이자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싶은 진정성이란 평가가 있었다. 반면, 직전 시즌 개인성적 및 경쟁자가 많은 FA시장 상황을 다각도로 고려한 치밀한 계산이란 평가도 있었다. 그렇게 2018년을 맞은 이용규는 자신의 선수인생에서 가장 많은 시즌 134경기를 소화하며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그 사이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거품논란이 끊이지 않던 FA시장이 위축되기 시작했고, 특히 ‘큰 손’으로 자리매김했던 한화 이글스가 기조를 180도 바꿨다. 결국 이용규는 지난한 협상 끝에 한화 이글스와 2+1년 최대 26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문제는 그 이후다. 각 구단이 2019년 준비에 한창이던 3월, 이용규는 돌연 팀에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당시 한용덕 감독은 팀 전력 강화를 위해 정근우를 외야수로 전향시키고, 이용규를 좌익수 및 9번타자로 기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아울러 리빌딩과 젊은 선수 육성이 팀의 화두로 떠오른 상태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온 이용규의 돌출행동은 거센 후폭풍으로 이어졌다. 한화 이글스는 이용규의 요청을 거부한 뒤 징계를 내렸다. 팬들이 반응 역시 싸늘했다. 그렇게, 이용규의 야구인생은 몰락으로 마침표를 찍는듯했다.

다행히 끝은 아니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성적 또한 곤두박질친 한화 이글스는 8월 말 이용규에 대한 징계를 해제했다. 이용규 역시 한용덕 감독을 비롯한 구단 및 선수단을 찾아 진심으로 사과했다. 비록 남은 시즌에 합류하진 못했지만, 마무리훈련에 참가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며 다음 시즌 자존심 회복을 다짐한 이용규다.

이처럼 야구인생에 있어 가장 어두운 시기를 보낸 이용규는 다음 시즌을 ‘주장’으로 맞이하게 됐다. 선수단 투표를 통해 다음 시즌 주장에 선출된 것이다. 야구인생을 끝낼 수도 있었던 ‘항명파동’의 주인공에서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주장으로 또 한 번 커다란 반전을 맞게 됐다.

이보다 더 드라마틱한 야구인생이 또 있을까. 이용규의 끝나지 않은 야구인생은 어떤 마침표를 찍게 될까. 주장으로 돌아올 이용규, 그의 이야기는 2020년에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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