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수민 기자 2002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잊지 못할 그해, 그라운드를 누비던 선수들이 세월이 흘러 다른 모습으로 K리그 팬들을 찾아오고 있다. 2002 월드컵 레전드들이 이제는 감독으로 더 높은 곳을 조준하고 있는 것이다.
‘원조 명가’로 불리는 성남FC(구 성남일화)는 지난 시즌 1부리그 승격 후 9위의 성적을 거둔 남기일 감독 후임으로 김남일 신임감독을 선임했다. 김남일 감독은 2018 러시아월드컵 국가대표팀 코치를 지낸 후 지난 시즌 K리그2 전남드래곤즈 코치 등을 역임했다.
김남일 감독은 A매치 98경기와 세 차례 월드컵을 경험한 한국축구의 레전드다. 짧은 기간이지만, 네덜란드와 러시아 등 유럽 무대 또한 경험했다. 그는 2018 러시아월드컵 국가대표팀 코치 부임 당시 “마음 같아선 (선수들에게)빠따를 치고 싶다”는 발언을 하는 등 카리스마를 지닌 감독으로 평가된다.
지난 시즌 2부리그 강등의 아픔을 겪은 경남FC는 김종부 감독의 후임으로 설기현 신임감독을 선임했다. 설기현 감독은 울리 슈틸리케 전 축구대표팀 감독 하에 코치를 지낸 후 지난 시즌 성남의 전력강화부장 등을 역임했다.
설기현 감독은 두 번의 월드컵에 참가했고, 10여년간 벨기에, 잉글랜드 등 유럽 리그를 호령한 레전드다. 설기현 감독은 유럽 무대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경남FC를 이끌며 K리그1 승격의 문을 두드릴 예정이다.
두 레전드들의 귀환에 팬들의 설렘은 커지고 있다. 그간 K리그 감독직을 역임한 2002 레전드들이 각자의 색깔로 흥미로운 스토리를 써냈기 때문이다.
이른바 ‘황선대원군’이라 불리며 외국인 용병 없이 2013년 리그를 재패한 황선홍 전 포항스틸러스 감독, FC서울의 황금기를 이끌었고 현재도 팀을 이끌고 있는 최용수 FC서울 감독, 지난 시즌 극적인 드라마를 써내며 잔류에 성공한 유상철 인천유나이티드 명예감독 등이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 이름을 날렸다.
감독 외 주요 보직을 맡아 온 2002 레전드들도 있다. 이천수 인천 전력강화실장은 지난 시즌 유상철 감독을 보좌했고, 이을용은 FC서울 감독대행을 거쳐 제주유나이티드의 수석코치로 활약했다. 여기에 차두리는 최근 FC서울의 유소년팀인 서울 오산고등학교 감독에 선임되기도 했다.
김남일, 설기현 두 감독은 모두 프로에서 첫 감독으로 새 도전에 나선다. 김남일 감독은 성남의 명가 재건, 설기현 감독은 구단의 1부리그 승격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2002년, 팬들의 가슴을 뛰게 한 두 레전드들이 올 시즌 또 어떤 드라마를 선사할지 주목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