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돌고 있는 20대 연애횟수 관련 게시물. /루리웹 캡쳐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돌고 있는 20대 연애횟수 관련 게시물. /루리웹 캡쳐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최근 루리웹과 이토렌트 등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20대 평균 연애횟수는 5회’라는 게시물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연애는 20대 뿐만 아니라 혼인·출산과도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반응이 뜨거웠다. 무엇보다 해당 통계를 ‘통계청’이 작성한 것으로 돼 있어 신뢰도를 더했다.

대다수는 ‘평균의 오류’를 의심했다. 보통 1~2회 연애경험자가 다수고, 소수의 사람들이 많은 연애를 했기 때문에 평균으로 따져 ‘5회’가 나온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한 때 노스캐롤라이나 문화지리학과 졸업생의 소득이 1위를 차지했던 사례를 꼽기도 했다. 노스캐롤라이나 문화지리학과를 졸업한 마이클 조던의 천문학적인 연봉 때문에 생긴 데이터의 오류였다. 20대 연애횟수와 관련된 통계도 ‘평균의 오류’에 해당할까.

일단 해당 통계는 통계청이 조사한 내용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23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통계청에서는 그러한 통계를 낸 적이 없다”며 “재미있는 내용이긴 하지만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기관에서 조사할 내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비슷한 내용의 통계로는 지난해 4월 ‘대학내일 20대 연구소’가 발표한 ‘밀레니얼 세대 연애와 결혼에 대한 실태 인식조사’가 있다. 과거 통계청이 ‘대학내일 20대 연구소’의 자료를 이용해 SNS 콘텐츠를 배포한 사례가 있었는데, 그것이 ‘통계청 자료’로 와전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관계자는 “통계청 대학생 (인턴) 기자들이 20대 관련 통계에 관심이 있다 보니 예전에 대학내일 자료를 인용해 게시물을 만든 적이 있다”며 “인용한 것이 오해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20대 평균 연애횟수가 5회라는 조사 결과는 신뢰할 수 있는 내용일까. ‘대학내일 20대 연구소’ 측에 따르면, 만 15~34세 미혼남녀 평균 연애횟수는 4.7회로 조사됐다. 그런데 이는 연애 ‘유경험자’만을 대상으로 한 결과다. 조사 대상자 중 연애 ‘무경험자’ 비율은 21.4%로, 이들을 포함할 경우 전체평균 연애횟수는 대략 3~4회 수준으로 이보다 낮아진다.

또한 연예 기간이 일주일 미만의 짧은 사례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난다. 보수적으로 연애를 규정하는 시각에서는 실제 연애라고 보기 어려운 것도 횟수에 포함됐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많은 누리꾼들이 지적했던 ‘평균의 오류’는 없었다. 연구소 측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연애 유경험자를 횟수에 따라 일렬로 세웠을 때 가장 중간에 위치한 사람의 연애횟수가 3회였다”며 “평균의 오류와 같은 데이터에 문제는 없다”고 했다. 평균과 중위수가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양극화가 아닌 평균치에 많은 사람이 몰려 있는 정규분포 곡선을 그린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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