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4구의 전세값을 두고 갑론을박이 치열하다./뉴시스
강남4구의 전세값을 두고 갑론을박이 치열하다./뉴시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정부가 ‘집값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18번째 부동산 대책인 12.16 부동산 대책(이하 12.16 대책)을 발표하며 방점을 찍은 모습이다.

12.16 대책은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담보대출 LTV(담보인정비율) 추가를 강화하는 등 대출규제를 강화하는 것을 비롯해 청약 당첨요건 강화, 보유세 강화, 분양가상한제 지역 확대 등을 골자로 한 부동산 대책이다. 집값 안정을 위한 정부의 강한 의지가 담긴 정책으로 해석된다.

12.16 대책이 발표된 지 두달여 지난 현재, 서울 강남권의 집값에 대해 갑론을박은 여전히 치열하다. 특히 최근 일부 언론 보도 등에서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했지만 전세값은 되레 올랐다고 보도했고, 국토교통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서울 및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의 전세가격의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또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서울 강남의 전세가격이 안정되는 추세로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 강남4구 전세가격지수 상승… 상승폭은 소폭 둔화

최근 주요 일간지 등에선 ‘지난달 서울 매매가격 상승폭은 줄었지만, 전세가격의 상승폭은 확대됐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한국감정원의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른 것이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서울 및 강남4구의 전세가격의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2.16 대책 발표 후 서울 내 전세가격지수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상승폭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전세가격지수는 아파트의 평균적인 전세값 변화를 측정하는 지표다. 전세가격지수가 상승할 경우 같은 기간 전세값이 상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12.16 부동산 대책 후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위)와 강남4구 전세가격지수 추이./한국감정원
12.16 부동산 대책 후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위)와 강남4구 전세가격지수 추이(위부터 강남, 서초, 송파, 강동)./한국감정원

12.16 대책 후 서울의 전세가격지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16일 당시 서울의 전세가격지수는 98.8을 나타냈다. 이후 올해 1월 첫째 주 전세가격지수는 99.4로 0.6p 늘었고, 2월 첫째 주 기준 99.7을 보이고 있다. 12.16 대책 후 8주간 0.9p 늘어난 지수다.

서울 전 지역의 전세가격지수가 증가했지만, 상승폭은 두드러지지 않는 모습이다. 12.16 대책 후 서울의 전세가격지수는 매주 0.1~0.2p 증가하는데 그쳤다.

강남4구의 경우는 어떨까. 강남4구의 전세가격지수 또한 12.16 대책 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강남구의 전세가격지수는 12.16 대책 당시 95.8에서 올해 1월 첫째 주 97.1로 늘었다. 정부 발표 당시 대비 1.3p 늘어난 지수다. 이후 1월 셋째 주와 넷째 주 전세가격지수는 97.5로 변동이 없었지만, 2월 첫째 주 전세가격지수는 97.6으로 증가했다. 강남구의 전세가격지수는 12.16 대책 발표 후 8주간 1.8p 늘었다.

서초구 또한 12.16 대책 발표 당시 95.7에서 1월 첫째 주 96.6으로 늘었고, 2월 첫째 주 기준 97.2를 보이고 있다. 8주간 1.5p 증가한 지수다. 송파구도 대책 발표 당시 95.1에서 2월 첫째 주 기준 96.2로 1.1p 증가했다. 강남, 송파, 서초구의 전세가격지수는 12.16 대책 후 8주간 평균 1.46p 증가했다.

반면 강동구는 상승폭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강동구의 12.16 대책 당시 전세가격지수는 91.6이다. 강동구의 전세가격지수는 이후에도 크게 늘지 않았고, 2월 첫째 주 기준 92.1을 보이고 있다. 12.16 대책 당시 대비해 0.5p 느는데 그친 것이다.

12.16 대책 이전의 8주간 강동구를 제외한 강남·서초·송파구의 전세가격지수 평균 상승치는 1.3p다. 강동구는 12.16 대책 이전 8주간 0.4p 상승했다.

12.16 대책 전후로 강남4구의 전세가격지수의 상승폭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2.16 대책 후 가격지수의 상승폭은 대책 발표 전에 비해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강남4구의 전세가격지수가 상승하고 있는 만큼 강남4구 내 전세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부동산 관련 추가 정책을 강구하기 보다는 당분간 시장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방침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부동산 시장 추가 대책에 대해선 가시적으로 방안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며 “안정되는 추세로 가고 있지만, 일부 전세가격 불안에 대해 엄중히 모니터링하며 관계부처 간 꾸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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