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시즌 홈런왕 등극을 위해 거포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020시즌 홈런왕 등극을 위해 거포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왼쪽부터 제이미 로맥, 박병호, 최정, 김재환.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다가오는 2020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를 떠난 KBO리그 각 구단 소속 선수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특히 올해도 뜨거운 ‘힘 대결’을 펼치게 될 거포들은 더욱 강력한 파괴력을 장착하기 위한 몸만들기에 한창이다.

올해 홈런왕 레이스는 그 어느 때보다 예측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누가 홈런왕에 오르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흥미로운 이야기를 남기게 될 전망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디펜딩 챔피언’ 박병호(키움 히어로즈)다. 박병호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한 바 있으며, 지난해 홈런왕 타이틀을 재탈환했다. 벌써 5차례나 홈런왕에 오른 것인데, 이는 ‘레전드’ 이승엽의 기록과 같다. 만약 올 시즌 또 다시 홈런왕에 오를 경우 박병호는 이승엽을 넘어 KBO리그 최초의 기록을 세우게 된다.

박병호는 이미 이승엽의 기록을 여럿 넘어선 바 있다. 이승엽과 장종훈이 기록 중이던 3년 연속 홈런왕을 넘어 유일한 ‘4년 연속 홈런왕’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박병호는 3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내며 홈런왕에 오를 경우 더 많은 기록을 남길 수 있게 된다. 우선, 지난해 ‘6년 연속 30홈런’으로 어깨를 나란히 한 이승엽을 넘어 ‘7년 연속 30홈런’을 달성하게 될 전망이다. 아울러 박병호는 현재 286개의 누적 홈런으로 통산 14위에 올라있다. 30개의 홈런을 추가할 경우 박재홍, 송지만, 박경완 등 전설적인 선수들을 넘어서게 된다. 아직 현역인 선수들의 홈런 추가를 고려해야 하지만, 통산 홈런 10위권 안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박병호를 위협할 라이벌로는 역시 최정(SK 와이번스)이 꼽힌다. 최정은 박병호가 미국으로 떠나있던 2016년과 2017년 2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하며 외국인 용병에 맞서 한국 선수의 자존심을 지킨 바 있다. 2016년은 ‘괴물’ 에릭 테임즈(당시 NC 다이노스)와 공동 홈런왕에 올랐고, 2017년엔 마찬가지로 막강한 파괴력을 자랑한 윌리 로사리오(당시 한화 이글스)를 제치고 홈런왕에 올랐다.

최정은 2005년 데뷔 이후 두 차례 홈런왕에 올랐을 뿐 아니라, 2위와 3위에도 각각 2번씩 이름을 올린 경험이 있다. 그만큼 꾸준히 홈런왕 후보로 활약을 펼쳐온 선수다. 다만, 1위보단 2·3위에 머문 적이 더 많은 만큼 아쉬움도 컸다. 올해는 그 아쉬움을 설욕할 기회다.

또 다른 ‘토종 홈런왕’ 김재환은 자존심 회복이 절실하다. 김재환은 2018년 44개의 홈런으로 생애 첫 홈런왕에 등극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단 15개의 홈런만을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겼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했다가 무산되며 자존심에 더 큰 상처를 입었다. 올 시즌을 마치면 FA자격을 얻게 되고, 메이저리그 진출도 다시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거포 본능을 다시 깨워야하는 김재환이다.

외국인 용병 거포는 비교적 그 숫자가 줄어들었다. 지난 시즌 맹타를 휘두른 제리 샌즈(당시 키움 히어로즈)와 장타력이 출중했던 다린 러프(당시 삼성 라이온즈)가 모두 한국을 떠난 영향이다. 그리고 이들을 대신해 한국 무대를 밟은 테일러 모터(키움 히어로즈)와 타일러 살라디노(삼성 라이온즈)는 전형적인 거포형 용병이 아니다.

하지만 제이미 로맥(SK 와이번스)과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는 여전히 건재 한다. 지난 시즌 로맥은 29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최정과 함께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고, 로하스도 24개의 홈런으로 5위권에 들었다. 올해로 KBO리그 4년차를 맞는 로맥은 지난 2년 연속 홈런 2위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킨 바 있다. 로하스도 2018년 홈런 2위에 이름을 올렸었다. 2018년 나란히 공동 2위에 그친 두 선수에게 부족한 홈런 수는 단 1개였다.

저마다 홈런왕에 올라야하는 절실한 이유를 가진 거포들. 이들 중 마지막에 웃게 되는 것은 누가 될지,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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