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막을 올리지 못했던 프로야구가 마침내 돌아온다. /뉴시스
코로나19 사태로 막을 올리지 못했던 프로야구가 마침내 돌아온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늦었지만, 야구의 계절이 돌아온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21일 이사회를 통해 어린이날인 오는 5월 5일 프로야구 2020시즌 개막을 결정했다.

KBO리그는 보통 3월 중순 시범경기를 거쳐 3월 하순~4월초에 개막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가 개막을 가로막았다. KBO는 프로야구 시즌 개막을 전면 연기하고 사태 추이를 지켜보며 장고를 거듭해왔다. 다행히 최근 국내 코로나19 사태 추이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고, 정부 차원의 정책도 서서히 완화되면서 더 늦지 않게 개막을 결정할 수 있게 됐다.

KBO리그 입장에선 늦었지만 천만다행이다. 만약 5월 초 개막이 어려웠다면, 정상적인 리그 진행이 불가능했다. 포스트시즌 일정이 12월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기존 144경기 체제를 온전히 유지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었던 셈이다.

현재까지 결정된 계획은 이렇다. 우선, 일정을 새로 짜는 것이 아니라, 기존 일정을 그대로 적용한다. 대신, 경기를 치르지 못한 3월 28일부터 5월 3일까지의 일정은 10월 1일 이후 잔여경기와 함께 편성된다. 시즌 중 우천으로 경기가 순연될 경우 더블헤더 또는 월요일 경기로 대체한다. 이 경우 연장전이 적용되지 않고, 7~8월엔 더블헤더도 진행되지 않는다. 또한 올스타전은 개최하지 않고,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는 5전 3선승제에서 3전 2선승제로 축소한다.

아울러 개막 직후에는 무관중으로 경기를 진행한다. 무관중 기간은 코로나19 사태 추이를 고려해 결정할 방침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그만큼 전에 없던 변수를 마주할 전망이다. 이러한 변수는 팀과 선수의 성적 및 결과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시즌 초반에 얼마나 컨디션을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다. 선수들은 평소 시즌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서서히 끌어올린다. 이를 위한 준비기간은 이미 겨울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올 시즌은 한 달 이상 개막이 늦어졌다. 선수들의 루틴을 흔들 수 있는 요인이다. 특히 이 같은 요인은 경기 출장이 일정하지 않은 백업·신인급 선수보다 수년에 걸쳐 기존 일정에 익숙해져있던 베테랑·주전급 선수들에게 큰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변수는 시즌 중반 및 후반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무엇보다 기온이 내려가기 시작하는 10월 중순 이후 ‘막판 레이스’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또 하나의 변수는 일정을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느냐다. 우선, 선수단 등에서 확진자가 1명이라도 발생할 경우 리그 일정은 다시 전면 중단된다. 이 경우 팀당 144경기 체제 및 포스트시즌 일정 등도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하다.

날씨도 간과할 수 없다. 봄철 황사, 여름철 장마, 가을철 태풍 등으로 경기가 치러지지 못하고, 더블헤더나 월요일 경기로도 대체하지 못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경기 취소에 보다 신중을 기하겠지만, 어쨌든 날씨는 인간의 영역이 아니다.

그야말로 초유의 상황이자 변수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조건 또한 모두 같다. 역사에 기록될 프로야구 2020 시즌, 악조건 속 주인공은 누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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