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출산 후 연기 변화를 보이고 있는 배우 김하늘 / 뉴시스
결혼과 출산 후 연기 변화를 보이고 있는 배우 김하늘 / 뉴시스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2016년 결혼해 2018년 5월 딸을 출산하고 엄마가 된 김하늘. 비록 그는 “개인적 삶은 내 삶이고, 연기하는 것에 있어서는 내 삶과 상관없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출산 후 복귀 소감을 밝히며 선을 그었지만, 작품 속 김하늘은 분명 달라져있었다. 김하늘의 또 한 번의 복귀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1996년 의류모델로 데뷔한 김하늘은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2003) ‘7급 공무원’(2009) 드라마 ‘온에어’(2008) 등의 작품에서 좋은 성적을 얻으며 인지도와 스타성을 구축해 나가기 시작했다.

2010년부터 김하늘은 로맨스 작품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한국전쟁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는 MBC ‘로드 넘버원’(2010)을 통해 절절한 멜로 연기로 ‘연기파 배우’로 평가 받은 데 이어, SBS ‘신사의 품격’(2012)에서는 통통 튀면서도 섬세한 감정 연기로 ‘멜로 여신’ 수식어를 획득했다. 이후 4년간의 긴 드라마 공백기를 갖고 돌아온 김하늘은 SBS ‘공항 가는 길’을 차기작으로 택했고, 차분하면서도 섬세한 멜로 연기로 ‘멜로 여신’ 타이틀을 굳혔다. 

로맨스 드라마에 출연하며 '멜로 여신' 타이틀을 얻은 김하늘 / (사진 맨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공항 가는 길' '신사의 품격' '로드 넘버원' 방송화면
로맨스 드라마에 출연하며 '멜로 여신' 타이틀을 얻은 김하늘 / (사진 맨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공항 가는 길' '신사의 품격' '로드 넘버원' 방송화면

결혼과 출산이라는 ‘인생 터닝포인트’를 거쳐 2019년 안방극장에 돌아온 김하늘은 어김없이 로맨스 드라마를 택하며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모았다. 지난해 7월 종영한 JTBC ‘바람이 분다’는 이별 후 다시 사랑에 빠진 두 남녀가 어제의 기억과 내일의 사랑을 지켜내는 로맨스 드라마다. 극중 김하늘은 도훈(감우성 분)의 아내이자 캐릭터 디자이너 이수진 역을 맡았다.

그간 김하늘은 당차면서도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싱글 여성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던 바. 그의 캐릭터 변화는 결혼과 출산에 맞물리며 더욱 큰 기대감을 품게 만들었다. 그리고 기대감에 부응하듯 김하늘은 완벽하게 이수진 캐릭터에 흡수돼 시청자들을 끌어당겼다. 

전형적인 권태기 부부의 일상의 이야기로 시작돼 이혼 후 알게 된 남편의 알츠하이머 사실과 임신 소식까지 묵직한 과정들을 김하늘은 기존 로맨스 드라마와는 차원이 다른 깊이로 풀어내며 연기력 호평을 얻었다. 

극 초반부 한 남자의 아내로서의 삶을 너무 무겁지 않게 풀어내 공감대를 형성하는 한편, 중반부부터 엄마로 살아가면서도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감우성의 곁을 떠나지 못하는 김하늘의 섬세한 감정 연기는 시청자들의 눈을 쉽게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후반부를 갈수록 차근차근 쌓아가는 김하늘의 감정 스펙트럼은 그의 연기적 성장을 단번에 실감하기 충분했다.

'바람이 분다'로 한층 더 깊이있는 감정 연기를 선보인 김하늘 / JTBC '바람이 분다' 방송화면
'바람이 분다'로 한층 더 깊이있는 감정 연기를 선보인 김하늘 / JTBC '바람이 분다' 방송화면

올해 김하늘은 또 다른 로맨스 작품으로 안방극장에 컴백한다. 오는 9월 첫 방송된 JTBC 새 월화드라마 ‘18 어게인’(연출 하병훈, 극본 김도연)은 이혼 직전에 18년전 리즈시절로 돌아간 남편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영화 ‘17 어게인’을 리메이크했다. ‘고백부부’를 연출한 하병훈 감독이 JTBC로 이적 후 첫 선보이는 작품이다.

이번 작품에서 김하늘은 열여덟 쌍둥이 남매의 엄마이자 늦깎이 아나운서 지망생인 정다정 역을 맡았다. 두 아이의 엄마임에도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도전하는 모습과 함께 결혼과 임신으로 경력단절 여성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풀어내며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예정이다. 출산 후 첫 복귀작이었던 ‘바람이 분다’로 성장된 모습을 선보인 만큼 ‘18 어게인’에 거는 기대감이 남다른 상황.

‘18 어게인’ 제작진은 “김하늘은 첫 촬영부터 정다정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들었다. 뜻하지 않은 임신으로 이루지 못했던 자신의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아나운서에 도전하는 그의 모습이 공감을 자아낼 것”이라며 “김하늘은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물론, 섬세한 감정연기로 입체적인 캐릭터를 구축해나가고 있다”고 기대감을 더했다.

누군가의 아내, 엄마가 된다는 것이 인생의 큰 터닝포인트인 만큼 농익은 감정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김하늘. 한층 넓어진 연기폭으로 ‘멜로여신’을 이을 새로운 수식어를 얻어낼 수 있을까. 그의 ‘연기 인생 2막’에 이목이 쏠린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