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관 대표 신스틸러 중 한 명으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배우 황영희 / KBS2TV '그놈이 그놈이다' 방송화면
브라운관 대표 신스틸러 중 한 명으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배우 황영희 / KBS2TV '그놈이 그놈이다' 방송화면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분량이 적든 많든 상관없이 묵묵히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1988년 연극무대를 시작으로 쌓은 32년 연기 내공의 베테랑 배우 황영희가 그 주인공이다. 브라운관을 대표하는 신스틸러 중 한 명으로 거듭난 그의 ‘열일’을 마다할 자가 있을까.

1987년 배우가 되기 위해 목포에서 서울로 상경한 황영희는 극단 ‘골목길’ 단원으로 입단해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 ‘목란 언니’ ‘만선’ 등 여러 연극 무대에 오르며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쌓아갔다. 여느 연극배우들이 그렇듯, 20년에 달하는 무명세월로 인한 생활고에 황영희는 호텔리어, 부동산컨설팅, 건강식품 판매 등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배우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후 황영희는 2006년 영화 ‘예의없는 것들’에 단역으로 출연에 이어 2008년 MBC ‘베토맨 바이러스’로 시청자들과 만나며 활동 범위를 넓혀나갔다. tvN ‘세 남자’(2009)를 비롯해 MBC ‘내 마음이 들리니’(2011), ‘제왕의 딸, 수백향’(2013~2014) 등에서 조연으로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조금씩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려나갔다. 

'왔다! 장보리'를 통해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한 황영희 / MBC '왔다! 장보리' 방송화면
'왔다! 장보리'를 통해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한 황영희 / MBC '왔다! 장보리' 방송화면

황영희 연기 인생에서 MBC 주말 연속극 ‘왔다! 장보리’를 빼놓을 수 없다. 2014년 시청률 40%에 육박하는 큰 화제를 모은 드라마 ‘왔다! 장보리’에서 황영희는 연민정(이유리 분)의 친모 도혜옥 역을 맡아 구수한 사투리만큼이나 감칠맛 나는 연기로 배우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했다.

‘연기인생 2막’을 활짝 연 황영희는 △MBC ‘쇼핑왕 루이’(2016) KBS2TV △‘김과장’(2017) SBS △‘언니는 살아있다’(2017)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2017) △KBS2TV ‘추리의 여왕 시즌2’(2018) △SBS ‘황후의 품격’(2018~2019) 등 다수 히트작들 속에서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믿고 보는 신스틸러’로 자리를 굳혀나갔다.

tvN '호텔 델루나'에서 짧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황영희 / tvN '호텔 델루나' 방송화면
tvN '호텔 델루나'에서 짧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황영희 / tvN '호텔 델루나' 방송화면

적은 분량 속에서도 황영희는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지난해 큰 인기를 얻었던 tvN ‘호텔 델루나’에서 황영희는 호텔 델루나의 전성기를 이끈 존 지배인 황문숙 역을 맡아 지적이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삽시간에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여진구(구찬성 역)·이지은(장만월 역)과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며 그는 30년이 훌쩍 넘는 연기내공을 실감케 만들었다.

KBS2TV ‘동백꽃 필 무렵’에서는 제시카(지이스 분) 엄마 이화자로 분해 억척스러운 모성애를 자연스럽게 소화, 다른 출연자들에 비해 비교적 적은 분량이었지만 신스틸러 노릇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또한 SBS ‘더 킹: 영원의 군주’를 통해서는 대한제국 궁인 선영 역과 대한민국 강신재(김경남 분) 엄마 민화연 역으로 첫 ‘1인 2역’ 도전에 나서 신선함까지 안긴 황영희다.

황정음과의 통통 튀는 모녀케미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황영희 / KBS2TV '그놈이 그놈이다' 방송화면
황정음과의 통통 튀는 모녀케미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황영희 / KBS2TV '그놈이 그놈이다' 방송화면

멈추지 않고 황영희는 KBS2TV 수목드라마 ‘그놈이 그놈이다’에서 자신의 주특기 현실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극중 비혼주의를 선포한 딸 현주(황정음 분)의 엄마 정영순 역으로 등장, 황정음과의 통통 튀는 모녀 케미는 유쾌함을 더하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동시에 평생 혼자 살기로 결심한 딸 현주에게 짝을 맺어주려 갖은 방법을 동원하는 영순의 활약은 많은 미혼 자녀를 둔 부모들의 공감을 자아내며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연기 하나만을 바라보며 안 해본 것 없는 경험치 덕분일까. 어떤 역할이든 제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럽다. 데뷔 30여년 만에 배우로 빛을 발하는 황영희. 그의 ‘진국 연기’가 더욱 값지게 다가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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