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을 이겨내고 제자리를 되찾아가고 있는 구혜선 / 구혜선 인스타그램
아픔을 이겨내고 제자리를 되찾아가고 있는 구혜선 / 구혜선 인스타그램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일하는 여성이고 싶습니다.”

지난해 8월 시작된, 피 말리는 싸움이 약 1년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7월 15일 안재현과 법적으로 남남이 된 구혜선. SNS를 통해 연예계 은퇴를 암시했을 정도로 힘든 과정의 연속이었지만, 구혜선은 아픔을 이겨내고 이젠 제법 웃음도 찾은 모양새다. 무엇이 그녀의 아픔을 달래줬던 걸까.

아직까지 많은 이들에게 드라마 ‘꽃보다 남자’로 기억되긴 하지만, 결혼 전부터 구혜선은 여느 배우들과는 사뭇 달랐다. 자신이 갖고 있는 감정과 생각들을 다방면으로 표출하면서 어느 순간 그는 ‘배우’보단 ‘예술가’에 가까웠다. 아픈 연애 경험담을 연기로 풀어내는 다른 배우들과는 달리, 그는 글로 지나간 감정들을 적으며 아픔을 달랬다. 또 내면 안에 꿈틀대는 것들을 그림으로 담아냈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영화로도 제작했다. 2008년 단편영화 ‘유쾌한 도우미’를 시작으로, △‘요술’(2010) △‘복숭아나무’(2012) △‘다우더’(2014) 등 구혜선은 지금까지 10편에 달하는 영화를 제작하며 여성 감독으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20대 때는 병 걸린 사람처럼 머릿속에서 이야기가 계속 나왔다. 이제는 조금 힘들다”고 투정을 부리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넘치는 예술가적 기질은 한없이 힘들어하던 그를 서서히 세상 밖으로 이끌어냈다. 물론 여기엔 ‘변화’와 ‘노력’도 공존했다. 

최근 영화 작업 중인 근황을 공개한 구혜선 / 구혜선 인스타그램
최근 영화 작업 중인 근황을 공개한 구혜선 / 구혜선 인스타그램

지난 7월 구혜선은 미미엔터테인먼트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고, 8월엔 자신의 SNS를 통해 14Kg 감량 소식을 전했다. “야식이 너무 먹고 싶을 때 막대사탕을 물고 잠을 청하면 단잠에 든다”는 멘트와 함께 공개한 사진 속 구혜선은 금잔디 시절로 돌아간 듯 아름다움과 자신감을 되찾은 듯 보이며 팬들의 반가움과 응원을 한몸에 얻었다.

‘예술가 구혜선’은 쉼 없이 달린다. 최근 그는 ‘제25회 춘사영화제’ 심사위원으로 활동, 오는 10월 개최되는 ‘BIAF(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2020’ 장편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발탁되는 등 여성 감독으로서의 영향력을 보이고 있다. 또한 지난 3일에는 5년 만의 피아노 뉴에이지 앨범 ’숨3‘를 발표해 새로운 시작의 설레임을 알리는가 하면, SNS를 통해 새로운 영화 작업에 한참인 근황들을 올리며 팬들의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

누군가의 아내라는 타이틀을 떼고 오로지 ‘구혜선’ 그 자체로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난 그녀. 작가이자, 감독이자, 미술가이자, 음악가이자 그리고 배우로. 그 무엇도 아닌 ‘일하는 여자’로 다시 채워나갈 구혜선의 새출발에 기대감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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