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프로야구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기록들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뉴시스
2020 프로야구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기록들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2020년이 그렇듯, 올 시즌 프로야구는 ‘초유의 시즌’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뒤늦게 시작했고, 다행히 일정이 축소되진 않았지만 일부 기간을 제외하면 무관중으로 경기가 진행되고 있다. 프로야구 역사상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그래도 승부는 계속되고 기록은 남는다. 어수선하고 뒤숭숭한 초유의 시즌 속에서도 ‘사상 첫 기록’을 향한 발걸음 역시 멈추지 않고 있다.

순위표 맨 위에서는 ‘첫 우승’을 향한 경쟁이 치열하다. 주인공은 NC 다이노스와 키움 히어로즈. ‘10구단 체제’에 8~9번째로 합류한 두 팀은 비교적 역사가 짧지만 최근 강팀으로 등극했다. 올해는 내친김에 첫 리그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내다보고 있다.

지난 15일 기준, 104경기를 소화한 NC 다이노스는 60승 3무 41패 승률 0.594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뒤이어 키움 히어로즈가 112경기에서 65승 1무 46패 승률 0.586을 기록하며 게임차 없이 추격 중이다.

두 팀 중 누가 페넌트레이스의 주인공이 되더라도 창단 후 처음 있는 일이다. 두 팀 모두 리그 2위를 기록한 적은 있지만, 1위를 한 적은 없었다. 이후 진행될 포스트시즌에서 두 팀 중 한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더라도 마찬가지다. 두 팀 모두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적은 있지만, 마지막 주인공이 되진 못했었다.

물론 아직 낙관하긴 이르다. 아직 30~40경기를 남겨 놓은 가운데,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가 3경기 차이로 두 팀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의 관록과 LG 트윈스의 탄탄한 전력을 감안하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가는 길 또한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KT 위즈 역시 기분 좋은 첫 기록을 기대하고 있다. 창단 첫 가을야구 진출이다. 106경기에서 58승 1무 47패 승률 0.552를 기록 중인 KT 위즈는 현재 당당히 5위에 올라 있다. 6위 기아 타이거즈와 7위 롯데 자이언츠의 추격이 만만치 않지만,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KT 위즈는 지난 시즌 아슬아슬한 6위에 그치며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는데, 올 시즌 이를 설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순위표 맨 아래 지점에서는 또 다른 첫 기록이 다가오고 있다. 기대보단 우려의 시선을 받는 불명예 기록이다. 꼴찌 한화 이글스가 사상 첫 한 시즌 100패 기록에 근접해 있다. 

현재까지 한 시즌 최다패 기록은 1999년 쌍방울 레이더스와 2002년 롯데 자이언츠의 97패다. 올 시즌 한화 이글스는 107경기를 소화하면서 어느덧 75패를 쌓았다. 37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25패를 추가하면 사상 첫 한 시즌 100패 팀이 된다. 한화 이글스의 올 시즌 승률이 3할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뿐만 아니다. 한화 이글스는 10구단 체제 이후 한 시즌 최소승 기록도 갈아치울 기세다. 이 기록 역시 롯데 자이언츠가 보유하고 있다. 지난 시즌 거둔 48승이 불명예 기록으로 남았다. 한화 이글스가 이를 넘어서기 위해선 남은 시즌 5할이 넘는 승률을 기록해야 한다.

선수 개인 기록에 있어서도 흥미로운 첫 기록이 포착된다. ‘발야구 실종’ 추세가 더욱 뚜렷해지면서 역대 최소 도루왕 기록이 갱신될 전망이다. 

올 시즌 현재 도루 1위엔 키움 히어로즈의 서건창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도루 숫자는 다소 의아하다. 시즌 후반부임에도 불구하고 23개에 그친다.

역대 도루왕 중 도루 숫자가 가장 적었던 것은 2018년의 박해민이다. 36개로 도루왕을 차지했다. 그런데 올 시즌엔 아예 30개 미만의 도루왕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도루왕이란 타이틀이 머쓱할 정도다.

여기엔 코로나19 사태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일정이 빡빡해지면서 부상방지가 최대 관건으로 떠오른 것이 도루 감소를 더욱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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