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개인 이동 수단이 다시 주목을 받는 가운데, 자전거도 그에 발맞춰 변모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이동 수단의 지각변동을 불러왔다. 위생과 안전에 대한 욕구는 점차 개인적이면서도 경제적인 교통수단 선호로 변했다. 

◇ 떠오르는 ‘퍼스널 모빌리티’

편의성과 경제성에 중점을 둔 개인 교통수단의 인기는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퍼스널 모빌리티란 보통 전기 동력을 활용한 개인 이동 수단이다. 국내에선 세그웨이를 시작으로 전동 킥보드, 호버보드 등이 대표적이다.

퍼스널 모빌리티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관심이 지속돼 왔다. 지난 2017년 한국교통연구원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16년 6만대 수준인 퍼스널 모빌리티는 2022년 20만대까지 늘어날 것이라 전망했다.  

대중의 인식도 나쁘지 않다. 기존 교통수단을 대체할 새로운 수단으로 인정을 받는 모양새다. 2018년 발표된 서울연구원 정책리포트에 따르면, 대도시 거주민의 41.8%가 퍼스널 모빌리티를 이동용 교통수단으로 유용하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이같은 분위기는 더욱 공고해 지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3월 실시한 조사에서 퍼스널 모빌리티가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편리하다는 응답이 60.4%로 나타났다. 또한 향후 이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63.4%를 기록했다.  

주된 이용 목적이 ‘가까운 거리 이동’(75.7%)이란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지난 2월 발표된 서울연구원 정책리포트는 1인 청년 가구 증가 등 사회 변화에 따라 근거리 이동 수단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청년층의 경우 이동 반경이 짧고, 대중교통의 이용률이 높은 점을 들어, 이같은 이동 수단을 적극 활용할 여지가 많다는 분석이다.

′전기 자전거′ 또한 퍼스널 모빌리티의 하나로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 시대 맞춰 진화하는 자전거

퍼스널 모빌리티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자전거도 새 시대에 맞춰 옷을 갈아입고 있다. 과거 두 다리를 이용해야만 했다면, 이제는 전기를 동력으로 삼는 전기자전거가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호조를 이어간 자전거 업계는 매출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전기자전거’를 지목했다. 삼천리자전거에 따르면, 올해 1~4월까지 전기자전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다양한 고객층을 겨냥한 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출·퇴근 등 일상을 위한 전기 자전거는 물론, 장거리·산악용 등 레저 목적의 자전거도 나온다.

전망도 나쁘진 않다. 지난해 기술정책연구소가 내놓은 ′글로벌 시장 동향′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자전거 시장은 연평균 9%가량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2023년에는 386억 달러(한화 약 44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시장 역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스타트업들은 물론 대기업의 관심도 높다. 지난 4월 쏘카가 투자한 전기자전거 공유 플랫폼 ‘일레클’은 서울 지역에서 서비스를 실시했다. 카카오 모빌리티 역시 ‘카카오T바이크’를 통해 공유 전기 자전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기 자전거를 위한 플랫폼도 확장되고 있다. 주유소와 편의점 등은 공유 자전거 업체와 협력해 전기 자전거 충전 시스템을 구비하는 등 전기 자전거 ‘거점’으로 역할을 넓혀 나가고 있다.

전기를 이용한 이동 수단인 ′퍼스널 모빌리티′는 대기 오염 등 친환경 이슈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 ‘라스트마일(Last-Mile)’을 잡아라

다만 이같은 퍼스널 모빌리티가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기존 대중교통과 연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 짧은 거리를 이동하기에는 용이하지만, 장거리를 이동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기존 교통 수단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라스트마일(Last-Mile)’을 위한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관된 설명이다. 즉 대중교통과 대중교통 사이를 잇거나, 대중교통이 진입하지 못하는 구간을 이동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 도보로는 부담스럽고, 차량으로 이동하기에는 가까운 거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어려운 지역의 상권 활성화, 역세권 범위 확장 등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도심의 교통 혼잡은 줄이고, 대기 오염에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기후 위기와 친환경 등의 가치가 재조명받는 시점에 퍼스널 모빌리티의 행보는 더욱 주목된다. 급격히 달라진 일상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받는다. 모두의 관심속에 퍼스널 모빌리티는 새로운 시대를 향해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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