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고정 시청자층을 구축하며 꾸준한 사랑을 얻고 있는 SBS 월화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공식 홈페이지
탄탄한 고정 시청자층을 구축하며 꾸준한 사랑을 얻고 있는 SBS 월화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공식 홈페이지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월화극 재개에 로맨스를 택한 SBS의 선택은 옳았다. 탄탄하게 고정 시청자층을 구축해 큰 시청률 변동 없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SBS 월화극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통통 튀는 로코(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들 사이에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8월 31일 첫 방송된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스물아홉 경계에 선 클래식 음악 학도들의 아슬아슬 흔들리는 꿈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지난 6월 ‘굿캐스팅’ 종영 이후 두 달여 만에 SBS가 선보이는 월화극으로, 2018년 SBS 극본공모에 당선된 신예 류보리 작가와 ‘17세 조건’을 제작한 조영민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2020년 안방극장은 ‘로코’가 점령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수많은 로맨틱 코미디들이 자리를 차지했다. 반면 오로지 로맨스만을 앞세운 작품은 극히 적었고, 로맨스 드라마가 5% 이상의 시청률을 얻는 것은 더욱 손에 꼽았던 상황.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가 해냈다. 현재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5~6%대 시청률을 유지, tvN ‘청춘기록’ 뒤를 이어 월화극 시청률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얽히고 설킨 관계들로 긴장감을 더하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방송화면
얽히고 설킨 관계들로 긴장감을 더하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방송화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서정적인 로맨스를 중심에 배치하되, 자칫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장치들을 곳곳에 배치했다. 흔히 볼 수 있는 삼각관계에 그치지 않고, 박준영(김민재 분) 중심의 채송아(박은빈 분)-한현호(김성철 분)-이정경(박지현 분)과 채송아 중심의 윤동윤(이유진 분)-강민성(배다빈 분)의 얽히고설킨 ‘육각 로맨스’가 대표적이다.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적당한 속도감으로 풀어낸 청춘들의 서로 엇갈리는 관계성은 작품의 긴장감을 부여하며 시청자들의 끌어당긴다.

청춘의 현실을 자연스럽게 녹여놓은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앞서 조영민 감독은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학생과 사회인의 경계에 있는 29살 청춘들의 짝사랑 드라마다. 짝사랑에는 타인에 대한 짝사랑도 있겠지만, 꿈에 대한 짝사랑도 같이 담겨있다”고 말했던 바. 

29살에 자신의 전공과 정반대인 바이올리니스트를 꿈꾸지만 녹록지 않은 현실을 경험하는 채송아와 인정받는 실력자지만 업계에선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고 평가받는 박준영. 이외에도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첼로리스트 현준 등 각자 다른 현실에 놓인 청춘들의 저마다의 고민은 충분히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자극시킨다. 여기에 ‘클래식 음악학도’들의 현실과 사랑 사이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은 서정적인 로맨스의 깊이를 더하며 쏠쏠한 듣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섬세한 감정선으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이끌어나가는 (사진 좌측부터) 박은빈과 김민재 /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방송화면
섬세한 감정선으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이끌어나가는 (사진 좌측부터) 박은빈과 김민재 /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방송화면

무엇보다도 조 감독이 배우들의 연기를 연출 포인트로 자신있게 내세웠듯,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주연·조연할 것 없이 빈틈없이 감정선이 차곡차곡 쌓아가며 한 회도 거르지 않고 작품을 보게 만든다. 특히나 첫 ‘로맨스 드라마’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박은빈과 김민재의 섬세한 감정 연기는 시청자들의 몰입감을 사로잡는데 제 몫을 다해내며 호평을 얻고 있다.

‘브람스가 좋아하세요?’는 ‘클래식’과 서정적인 ‘로맨스’, 최근 안방극장에서 외면받기 십상이었던 두 소재를 절묘하게 섞어 ‘2020년표 클래식 로맨스’를 탄생시켰다. 자극적인 소재 없이도, 공감과 설렘을 다 잡으며 ‘로맨스 드라마’의 진가를 다시 알린 것. 가장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월화극에서 ‘브람스가 좋아하세요?’가 두터운 고정팬층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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