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는 올해도 많은 희생플라이를 성공시키고 있다. /뉴시스
두산 베어스는 올해도 많은 희생플라이를 성공시키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야구는 여러 구기종목 중 점수를 내는 방식이 독특한 편에 속한다. 타석에서 투수와 맞대결을 펼친 타자가 출루한 뒤 1루-2루-3루를 거쳐 다시 홈플레이트로 돌아오면 점수로 인정된다. 출루 및 진루의 방법이 다양하다 보니, 득점을 기록하는 방법의 경우의 수가 무척 많다.

그중엔 ‘희생플라이’도 있다. 전제조건은 이렇다. 기본적으로 주자가 있어야 하고, 아웃카운트는 1아웃 이하여야 한다. 이때 타자가 뜬공을 쳐 야수에 의해 잡히면, 주자가 태그업을 통해 홈플레이트로 들어와 득점을 올리는 방식이다. 대부분은 주자가 3루에 있는 상황에서, 타자가 외야로 높게 공을 띄워 희생플라이 득점을 만들곤 한다.

희생플라이의 가치와 평가는 상황에 따라 엇갈린다. 치열한 투수전 속 1점이 절실한 상황에서라면 그 가치가 높다. 반면, 무사 혹은 1사 만루 등으로 기세가 오른 상황에서는 아쉬운 결과로 평가된다. 

어쨌든, 공격하는 쪽 입장에선 적어도 1점은 얻기 때문에 ‘최악의 결과’로 보긴 어렵다. 그렇다고 쉬운 득점방법인 것은 아니다. 타자는 삼진이나 땅볼을 피해 외야 적당한 곳까지 공을 보내야 한다. 주자의 주력과 주루센스도 희생플라이 성패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희생플라이에 일가견이 있는 구단은 두산 베어스다. 올 시즌에도 지난 7일 기준 64개의 희생플라이를 기록하며 이 부문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삼성 라이온즈(50개)보다 14개나 많고, 가장 적은 한화 이글스(24개)와 비교하면 2.5배 이상 많다.

지난 시즌엔 무려 83개의 희생플라이를 기록했다. 역시 2위 NC 다이노스(60개)와의 격차가 컸고, 가장 적었던 SK 와이번스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다. 2015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5년 동안 4번이나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2019년 두산 베어스가 기록한 83개의 희생플라이는 역대 한 시즌 최다기록이기도 하다. 두산 베어스는 이 부문 역대 2위(2016년·68개)와 3위(2018년·63개), 공동 4위(2015년·60개) 기록도 보유 중이다.

여기엔 넓은 잠실 홈구장도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외야가 넓으면 아무래도 희생플라이가 나올 확률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다른 구장에선 홈런이 됐을 타구가 희생플라이에 그치는 경우 등이다.

다만, 오로지 홈구장 효과로만 평가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같은 홈구장을 쓰는 LG 트윈스의 경우 올 시즌 희생플라이가 43개, 5위다. 지난 시즌에도 48개로 공동 4위였고, 두산 베어스와는 35개의 큰 차이를 보였다. 물론, 2018년과 2017년엔 LG트윈스가 2위를 차지한 바 있기도 하다. 

결국 많은 희생플라이는 경기장 조건에 더해 선수들의 장타력과 주력, 그리고 작전수행능력이 결합된 결과로 볼 수 있다. 

한편, 역대 한 시즌 최소 희생플라이는 1984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11개다. 10구단, 팀당 144경기 체제 출범 이후로는 2018년 KT 위즈의 26개가 가장 적은 기록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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