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이어 9월에도 일본차 브랜드 판매실적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기저효과에 불과하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게티이미지뱅크
8월에 이어 9월에도 일본차 브랜드 판매실적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기저효과에 불과하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수입차업계가 9월 총 2만1,839대의 판매실적(한국수입자동차협회 등록대수 기준)을 기록하며 순항을 이어갔다. 이는 지난해 9월 대비 8.1% 증가한 수치이며, 누적 판매실적 기준으로도 14.8%의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차 브랜드의 판매실적이 주목을 끈다. 일본차 브랜드는 지난해 하반기 불거진 한일갈등에 따른 불매운동으로 직격탄을 맞은 바 있다. 그런데 지난 8월에 이어 9월에도 일본차 브랜드 판매실적이 증가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일본차 브랜드가 불매운동의 여파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거나, 본격적인 회복세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평가가 합당한지 살펴보자.

9월 일본차 브랜드 총 판매실적은 1,458대다. 렉서스 701대, 토요타 511대, 혼다 244대, 그리고 철수를 결정한 닛산과 인피니티는 각각 0대와 2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일본차 브랜드 총 판매실적은 1,103대였다. 올해 9월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2.1% 증가한 셈이다. 또한 닛산과 인피니티를 제외하면 렉서스 49.5%, 토요타 36.6%, 혼다 47% 등 모두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 같은 양상은 지난 8월에도 나타난 바 있다. 지난 8월, 일본차 브랜드 총 판매실적은 렉서스 703대, 토요타 433대, 혼다 241대, 닛산 0대, 인피니티 36대 등 1,413대였다. 이 역시 지난해 8월 1,398대 대비 소폭 상승한 수치였다. 특히 일본 불매운동이 불거진 이후 13개월 만에 전년 대비 증가세를 기록한 것이었다.

하지만 일본차 브랜드가 다시 날개를 펴기 시작한 것으로 보기엔 무리가 따른다. 그보단 단순한 ‘기저효과’로 평가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일본 불매운동 초기 더욱 심각했던 판매 위축으로 인해 올해는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일본 불매운동이 불거지기 전인 2018년, 9월 일본차 총 판매실적은 2,744대였다. 이와 비교하면, 올해 9월 판매실적은 46.8% 감소한 수치라는 계산이 나온다. 2017년 9월 역시 일본차 총 판매실적은 3,696대였다. 이때와 비교하면 60.5% 감소했다.

닛산과 인피니티를 제외하더라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렉서스·토요타·혼다의 올해 9월 판매실적은 2018년 9월 대비 34.6%, 2017년 9월 대비 49.8% 감소했다.

수입차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 역시 회복세로 평가하기엔 아직 멀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체 수입차 판매실적에서 일본차 브랜드가 차지한 점유율은 2017년 9월 18.2%, 2018년 15.9%였던 것이 지난해 9월 5.4%에 이어 올해 9월엔 6.6%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시장 특성상 모델 연식이나 물량 확보 등의 영향도 반영됐겠지만,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 또한 여전히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동차, 특히 비교적 고가인 수입차의 경우 대외이미지가 중요한 고려요소이기 때문에 한일관계가 개선되지 않는 한 어려움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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