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철(왼쪽)과 김종수(오른쪽 위), 박근형이 든든한 존재감으로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빛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조현철(왼쪽)과 김종수(오른쪽 위), 박근형이 든든한 존재감으로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빛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코로나19 여파 속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이야기로 극장가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는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감독 이종필). 공감과 재미, 감동을 다 잡은 스토리와 90년대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하며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영화를 더욱 빛나게 하는 신스틸러 군단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호평 이유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1995년 입사 8년 차, 업무능력은 베테랑이지만 늘 말단, 회사 토익반을 같이 듣는 세 친구가 힘을 합쳐 회사가 저지른 비리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영화 ‘도리화가’(2015)를 연출한 이종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배우 고아성‧이솜‧박혜수 등이 열연했다.

지난 21일부터 관객과 만나고 있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개봉 첫날부터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더니, 26일까지 정상의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침체기를 겪고 있는 극장가에 작지만 힘을 보태고 있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1995년 을지로를 배경으로, 회사의 비리에 맞선 말단 사원들의 우정과 함께 나아가는 연대 속 뿌듯한 성장을 유쾌하면서도 뭉클하게 그려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배우들의 앙상블 역시 호평의 이유로 꼽히는데, 주연배우 외에도 묵직한 존재감을 자랑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든든하게 힘을 더해 눈길을 끈다.

먼저 다양한 작품에서 개성파 연기를 선보인 배우 조현철의 활약이 돋보인다. 다수의 독립영화는 물론, 케이블채널 tvN ‘호텔 델루나’에서 구찬성(여진구 분)의 친구 산체스로 분해 코믹과 로맨스를 아우르는 연기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던 그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서 현실적인 캐릭터로 색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서 호흡을 맞춘 (위 왼쪽부터) 조현철과 고아성, (아래 왼쪽부터) 김종수와 박혜수. /롯데엔터테인먼트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서 호흡을 맞춘 (위 왼쪽부터) 조현철과 고아성, (아래 왼쪽부터) 김종수와 박혜수. /롯데엔터테인먼트

극 중 주인공 자영(고아성 분)과 같은 부서 최동수 대리로 분한 조현철은 어눌한 말투와 순진한 눈빛, 친근한 비주얼로 극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자영과의 ‘케미’는 물론, 유쾌한 에너지를 선사해 호평을 얻고 있다. 함께 호흡을 맞춘 고아성도 개봉에 앞서 진행된 인터뷰 자리에서 “연기를 안 하는 것처럼 정말 잘한다”며 그의 호연에 감탄하기도 했다.

김종수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영화 ‘1987’ ‘나를 찾아줘’ ‘암수살인’ 등 굵직한 작품은 물론, ‘베테랑’ ‘극한직업’ ‘시동’ 등 유쾌한 장르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그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서 특유의 인간미로 따뜻한 메시지를 전한다.

영화에서 김종수는 올림피아드 우승 출신 수학 천재 보람(박혜수 분)의 재능을 알아보고 안타까워하는 봉현철 부장을 연기했다. 직장 후배를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며 진심 어린 충고를 해주는 것은 물론, 참된 어른과 상사의 모습을 담아내 눈길을 끈다. 특히 극이 진행되면서 변화하는 그의 모습은 감탄을 자아낸다. 

60년 이상의 연기 경력으로 매 작품 묵직한 열연을 보여준 박근형은 짧은 등장에도 강한 인상을 남기며 존재감을 뽐낸다. tvN 예능 ‘꽃보다 할배’를 통해 유쾌하고 다정한 면모까지 보여주며 전 세대에게 사랑받고 있는 박근형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서는 삼진그룹 회장 역으로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극 중 삼진그룹 회장은 시대적 흐름에 맞춰, 가족 세습 관행을 깨고 미국 MBA 출신의 전문 경영인을 CEO로 들이는 인물. 삼진그룹 회장으로 분한 박근형은 특유의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과 위엄 있는 말투로 한 기업을 책임감 있게 키워온 노련한 경영인의 모습을 완벽 소화하며 극의 무게를 더한다.

조현철‧김종수‧박근형, 세 배우의 빛나는 열연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절찬 상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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