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코리아 성장 견인한 E클래스, 한 단계 업그레이드

/ 제갈민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E350 4매틱 AMG. / 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내 수입자동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지난 2016년 국내 수입차업계 판매대수 1위에 올랐다. 이후 1위 자리를 올해까지 5년 연속 독식하고 있는데, 이 배경에는 E세그먼트(준중형) 세단인 E클래스가 있다.

E클래스는 현재 10세대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돼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E클래스는 타 경쟁브랜드의 E세그먼트 경쟁 차종과 비교할 시 판매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돼 있다.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경쟁모델들을 따돌리고 판매량 1위에 매번 오르고 있다.

그간 벤츠 코리아의 판매량을 견인한 10세대 E클래스의 최근 5년간 국내 판매량은 쿠페와 카브리올레(컨버터블)를 제외하고 △2016년(6월 출시) 1만6,366대 △2017년 3만1,408대 △2018년 3만3,294대 △2019년 3만7,717대 △2020년(3분기 누적) 2만1,483대다. 국내 출시 후 3년 6개월 만에 단일 차종 10만대 판매고를 달성했다. 소비자들의 인기를 독식한 E클래스는 최근 새로운 패밀리룩으로 옷을 갈아입고 한국시장에 출시해 또 한 번 눈길을 끌고 있다.

벤츠 코리아는 지난 13일 국내에 공식 출시한 10세대 E클래스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시승행사를 지난 27일 진행했다. 이날 시승차량은 더 뉴 E220d 4MATIC AMG라인(이하 E220d AMG)과 더 뉴 E350 4MATIC AMG(E350 AMG)라인 2종이다.

시승은 서울시 도심 한복판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더 하우스 오브 E’에서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고모리691 카페’를 돌아오는 코스로 편도 약 48km 구간이다. 회차점까지는 E220d AMG를 탑승했으며, 서울로 복귀할 때는 E350 AMG를 시승했다.

시승 코스는 고속화도로가 대부분이라 고속주행 성능을 테스트하기에 적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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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350 AMG 1열 실내. 가속페달은 고급 세단에 걸맞게 오르간페달 형식이 적용됐다. 다만 실내에 수납공간이 다소 부족해 보인다. / 제갈민 기자

◇ 모든 조작은 스티어링휠에서 가능해 편리… 발군의 운동성능은 ‘덤’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10세대 E클래스의 외관 느낌은 전반적으로 둥글다. 페이스리프트 전 모델에 비해 직선미를 억제한 것 같은 느낌이다. 벤츠의 새로운 패밀리룩 적용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덕분에 조금 더 젊어진 느낌을 주기도 한다. 외관이 젊어진 만큼 E클래스의 운동성능은 한층 향상됐다.

먼저 차량에 탑승해보면 실내 인테리어 부분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단연 12.3인치 와이드 스크린 콕핏 디스플레이다. 두 개의 12.3인치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와이드 스크린 콕핏 디스플레이는 가로로 쭉 뻗어 있어 실내를 더 넓게 보이게 했다. 디스플레이에서는 속도·엔진회전수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이며 내비게이션과 엔진 및 배터리 등 차량의 전반적인 상태를 체크할 수 있다.

이어 스티어링 휠이 돋보인다. 스티어링 휠은 D컷으로 디자인 돼 아랫부분이 살짝 각이 져 있으며, 중앙에는 동그란 모양의 클락션(경음기)이 위치해 있다. 경음기 부분에는 벤츠의 엠블럼 삼각별을 큼지막하게 심어뒀다. 약간 언밸런스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경음기를 중심으로 좌우로 두 줄의 조작 버튼이 위치해 있다. 왼쪽 조작버튼은 계기판을 조작하는 것이며, 우측 조작버튼은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각종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조작하는데 쓰인다. 좌우로 나눠둔 점은 상당히 편리하다.

주행 간 속도를 유지하면서 차로 유지 및 차간 간격 조절을 하기 위한 버튼은 스티어링 휠 왼쪽에 위치한 두 줄의 조작버튼 중 아래에 위치해 있다. 크루즈컨트롤 조작은 타사 제품보다 직관적이며 편리하다.

서울에서 포천까지 세종~포천고속도로를 이용해 주행해본 결과 E220d AMG와 E350 AMG 모두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차량 가액은 다소 높은 감은 지울 수 없지만, 다양한 편의사양과 운동성능 등을 감안하면 적정 수준으로 느껴진다.

먼저 시승한 E220d AMG는 디젤 모델임에도 진동과 소음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창문과 선루프를 닫은 채 시동을 걸고 탑승하고 있으면 차량이 디젤 모델인 것을 잠시 깜빡할 정도다.

가속페달을 꾹 밟으며 엔진을 고회전 영역까지 사용했음에도 엔진소음은 거슬리지 않았다. 고속도로에 진입 후 100㎞/h 이상의 고속주행을 행했음에도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은 크게 들려오지 않았다. 노면 소음 저감은 휠하우스 커버를 단순 플라스틱으로 마감하지 않고 부직포 같은 느낌의 재질을 적용한 것이 이점으로 작용한 것처럼 보인다. 벤츠 측에서도 진동 및 정숙성 측면에 대해 이전 모델 대비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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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뻗은 차체는 우아함을 뽐낸다. 메르세데스-벤츠 E350 4매틱 AMG. / 제갈민 기자

가감속을 반복함에도 E220d AMG에 탑재된 기어는 빠른 속도로 적정 단수를 찾아 체결하면서 최적의 성능을 뿜어냈다. 탑재된 변속기는 9G-TRONIC 자동 변속기다. 이 변속기와 벤츠 차세대 디젤 엔진인 OM654가 맞물려 높은 수준의 연료 효율성을 보인다.

강변북로를 지나 중랑IC에서 세종~포천고속도로에 진입한 후 X영역 후반까지 가속을 행했다. 초고속 주행을 함에도 차량은 안정적이었으며, 차로 변경 시에도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만큼 돌아가고 반응도 즉각적이었다.

회차점 도착 후 E220d AMG의 연비를 체크한 결과 10.0㎞/ℓ로 나타났다. 서울 도심을 빠져나오고, 연비 주행을 하지 않았음에도 이 정도의 연비가 나타난 점은 감탄을 자아낼 정도다.

다시 서울로 돌아올 때는 E350 AMG를 시승했다. E350 AMG는 E220d AMG 보다 부드러운 가속감이 일품이다.

가솔린 모델인 E350 AMG에는 직렬 4기통 M264 가솔린 엔진이 탑재됐다. 이 엔진은 최고 출력 299마력, 최대 토크 40.8kg.m를 발휘하며, 48볼트 전기 시스템인 EQ부스트 기술이 적용돼 가속 시 22마력의 출력과 25.5kg.m의 토크를 내연 기관에 추가로 더해준다. 변속기는 E220d AMG에 탑재된 것과 동일한 9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고속도로에서 가속페달을 잠깐 깊이 밟았을 뿐인데 E350 AMG는 넘치는 출력을 자제하지 않고 뿜어내며 속도를 순간적으로 높여나갔다. 100㎞/h 수준이었던 속도는 눈 깜짝할 사이에 X영역 후반까지 치고 나갔다. 가속페달을 계속 밟고 있으면 200㎞/h를 넘기는 것은 일도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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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350 AMG에 국내 판매 벤츠 모델 최초로 탑재된 MBUX AR 내비게이션. 우측 디스플레이에 전방 영상이 송출되며 가야하는 방향을 안내해준다. / 제갈민 기자

E350 AMG에는 E220d AMG에 탑재되지 않은 장비 하나가 추가로 탑재돼 있다. E350 AMG에는 국내 판매되는 벤츠 모델 중 최초로 MBUX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이 적용됐다. 이는 실제 주행 시 가상의 주행 라인을 함께 보여줌으로써 운전자가 복잡한 교통 상황에서도 편안하고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실제로 내비게이션은 전방 카메라가 비추는 실시간 영상을 모니터에 띄워 화살표로 가야하는 방향을 알려줬다. 교통량이 많은 도로나 복잡한 도로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어 보였다.

E350 AMG는 시승을 마친 후 10.5㎞/ℓ의 연비를 기록했다. 배기량이 1,991cc인 것에 비하면 다소 낮은 수치로 보일 수 있으나, 고성능 모델인 AMG임을 감안하면 적정 수준으로 느껴진다.

◇ 익숙하지 않은 변속기 위치… 수납공간, 다소 애매

2종의 더 뉴 E클래스 AMG트림을 시승하면서 느낀 장점도 분명 존재하지만, 단점도 일부 나타났다.

첫 번째로는 익숙하지 않은 변속기 위치다. 일반적으로는 변속기가 센터페시아 하단부에 위치해 있는데 반해 더 뉴 E클래스는 스티어링 휠 뒤에 있다. 물론 익숙해진다면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지 않고 전·후진 변속을 하는 등 편리하게 느껴진다. 다만, 이러한 차량을 처음 탑승하거나 스티어링 휠 뒤편에 변속기가 위치한 것을 불편해 하는 소비자들도 분명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변속기가 스티어링 휠 뒤편으로 옮겨 갔음에도 넉넉하지 않은 수납공간이다. 물병을 놓아둘 곳은 1열 좌우 도어부분과 센터페시아 컵홀더 부분이 존재한다. 다만, 지갑이나 담뱃갑, 라이터 등을 얹어둘 만한 곳은 찾기 힘들었다. 보통 기어노브가 위치한 곳에는 우측 디스플레이를 조작할 수 있는 터치패드가 위치해 있다. 해당 기능은 크게 사용할 일이 없어 보임에도 자리를 차지하는 모습이다.

마지막으로 내비게이션이다. 내비게이션 부분은 시승을 함께 진행한 다른 기자들도 비슷한 의견을 밝혔다. 내비게이션의 안내 반응속도가 한 템포 빠른 느낌이 있어 세 갈래 길이나 네 갈래 길에서는 다소 헷갈릴 수 있다. 또 복귀할 때 대로가 아닌 골목으로 안내를 해 다소 불편함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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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E350 4매틱 AMG 후면. / 제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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