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SK 와이번스는 역대 한 시즌 팀 최다 볼넷 및 사사구 허용 기록을 경신했다. /뉴시스
올 시즌 SK 와이번스는 역대 한 시즌 팀 최다 볼넷 및 사사구 허용 기록을 경신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SK 와이번스에게 2020년은 최악이었다. 2018년과 2019년의 SK 와이번스는 온데간데없었다. SK 와이번스는 2018년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친 뒤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고, 2019년엔 비록 시즌 막판 추월을 허용하긴 했지만 정규리그 내내 1위를 달린 바 있다.

올 시즌 SK 와이번스의 최종 성적은 51승 1무 92패 승률 0.357, 9위다. 꼴찌여도 이상하지 않을 성적인데, 더 못한 한화 이글스 덕분에 꼴찌를 면했다. 

SK 와이번스의 이 같은 성적은 창단 첫 시즌인 2000년에 이어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당시엔 44승 3무 86패 승률 0.338로 매직리그 및 전체 리그에서 꼴찌에 머문 바 있다. 올 시즌 성적은 2000년 이후 첫 3할대 승률이자, 팀 역대 한 시즌 최다패에 해당한다. 또한 2000년 이후 가장 적은 승수이며, 50승대 승수를 기록한 것도 처음이다.

SK 와이번스가 2020년에 남긴 불명예 기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SK 와이번스는 올 시즌 무려 670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10대 구단 중 단연 가장 많다. 두 번째로 많은 609개의 볼넷을 내준 한화 이글스보다도 61개 더 많았다.

심지어 SK 와이번스가 올 시즌 허용한 볼넷은 역대 신기록이다. 기존엔 2015년 한화 이글스의 648개였다.

이처럼 볼넷이 쏟아지면서 몸에 맞는 볼을 포함한 사사구 역시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SK 와이번스가 올 시즌 허용한 몸에 맞는 볼은 84개였다. 86개를 기록한 LG 트윈스에 이은 2위이자, 역대 시즌을 돌아봐도 심각하게 많은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볼넷이 워낙 많다보니 총 사사구는 754개로 역시 2015년 한화 이글스의 종전 기록(744개)을 경신했다.

사사구는 투수가 가장 하지 말아야할 모습으로 꼽힌다. 같은 점수를 내주더라도 사사구가 아닌 안타나 홈런을 맞는 게 낫다고 여겨진다. 공이 배트에 맞으면 야수들의 수비에 걸릴 확률이라도 있지만, 사사구는 다른 가능성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또한 투구 수는 투구 수대로 늘고, 야수들의 체력 및 집중력에도 악영향을 준다. 물론 상황에 따라 사사구가 필요할 때도 있지만, 투수에게 있어 사사구는 지양해야할 불명예 기록임이 분명하다.

이를 팀단위로 역대 가장 많이 기록했으니 SK 와이번스는 좋은 성적을 결코 거둘 수 없었다. SK 와이번스는 올 시즌 평균자책점(5.57), 실점(846점), 자책점(780점), 이닝당출루허용율(1.60) 모두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어쨌든 이제 2020년의 야구는 끝났다. 이제는 다음을 준비할 시기다.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는 SK 와이번스에게 주어진 당면과제는 뚜렷하다. 투수들의 영점을 잡아야 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