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극장가에 깊은 감성을 선사할 영화 ‘조제’(왼쪽)과 ‘새해전야’.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올겨울 극장가에 깊은 감성을 선사할 영화 ‘조제’(왼쪽)과 ‘새해전야’.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올겨울 극장가에 ‘로맨스’ 바람이 분다. 영화 ‘조제’ ‘새해전야’ 등 따끈따끈한 신작은 물론, ‘화양연화 리마스터링’ ‘러브 액츄얼리’ ‘러브레터’ 등 오랜 시간 사랑받고 있는 로맨스 명작들이 재개봉해 관객 취향 저격에 나선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또다시 얼어붙은 극장가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먼저 김종관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조제’가 오늘(10일) 개봉해 관객과 만난다. ‘조제’는  처음 만난 그날부터 잊을 수 없는 이름 조제와 영석이 함께한 가장 빛나는 순간을 그린 작품이다. 일본소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2003년 이누도 잇신 감독이 연출한 동명의 일본영화는 국내에서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17년 만에 김종관 감독의 손에서 재탄생한 ‘조제’는 한국적 정서에 깊은 감성을 더해 색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특히 인물의 감정 변화를 흘러가는 계절의 정취로 담아내는 등 감각적이고 아름다운 영상미로 진한 여운을 선사한다. JTBC ‘눈이 부시게’로 호흡을 맞췄던 배우 한지민‧남주혁의 재회도 ‘조제’의 기대 포인트다.

‘조제’가 정통 멜로라면, ‘새해전야’(감독 홍지영)는 로맨틱 코미디에 가깝다. 오는 30일 개봉을 확정했다. 인생 비수기를 끝내고 새해엔 더 행복해지고 싶은 네 커플의 두려움과 설렘 가득한 일주일을 그린 작품으로,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결혼전야’ 등을 통해 섬세하고 감각적인 연출력을 선보여 온 홍지영 감독의 신작으로 기대를 모은다.

‘새해전야’는 네 커플을 통해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꼭 ‘연애’만이 아닌 취업, 결혼 등 누구나 경험하고 겪을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고민을 담아 공감대를 이끌어낼 예정이다. 여기에 배우 김강우부터 유인나‧유연석‧이연희‧이동휘‧천두링‧염혜란‧최수영‧유태오까지 탄탄한 캐스팅 라인업을 구축, 기대를 더한다. 크리스마스부터 새해까지 이어지는 밝고 따뜻한 연말 분위기를 담은 시즌 무비인 만큼, 코로나19로 지친 관객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전히 회자되고 있는 로맨스 명작들도 재개봉한다. (왼쪽부터) ‘화양연화’ ‘러브 액츄얼리’ ‘러브레터’. /네이버영화
여전히 회자되고 있는 로맨스 명작들도 재개봉한다. (왼쪽부터) ‘화양연화’ ‘러브 액츄얼리’ ‘러브레터’. /네이버영화

두 편의 신작 외에도 여전히 회자되고 있는 명작들이 재개봉을 확정, 관객의 마음을 또다시 흔들 예정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2000)다. 4K 리마스터링으로 돌아오는 ‘화양연화’는 사랑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결국은 서로에게 빠져들 수밖에 없었던 두 사람의 비밀스럽고 아름다운 시간을 그린 로맨스.

장만옥과 양조위의 절제된 감정 연기는 물론, 왕가위 감독의 탐미적인 미장센과 감각적인 연출력으로 뜨거운 호평을 얻은 작품이다. 특히 당시 제53회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포함 유수 영화제에서 총 97개 부문 수상 및 노미네이트를 기록하며 전 세계 극찬 속에 명작의 반열에 올랐고, BBC가 선정한 ‘21세기 가장 위대한 영화 2위’에 오르며 시대를 초월한 걸작임을 증명하기도 했다. 오는 24일 스크린에 걸린다.

크리스마스 시그니처 무비 ‘러브 액츄얼리’(2003)와 첫사랑 멜로의 수작 ‘러브레터’(1999)도 다시 관객을 찾는다. ‘러브 액츄얼리’는 사랑에 아파하고 사랑으로 매일을 맞이하는 모든 이들에게 각 세대의 서로 다른 러브스토리와 다양한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노팅 힐’ ‘브리짓 존스의 일기’ 시리즈의 각본, ‘어바웃 타임’의 감독으로 전 세계적 로맨스 열풍을 주도했던 리차드 커티스가 메가폰을 잡은 ‘러브 액츄얼리’는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회자되는 명장면을 남기며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16일 재개봉한다.

오는 23일 재개봉하는 ‘러브레터’는 ‘하나와 앨리스’ ‘4월의 이야기’ 등 감수성 짙은 로맨스로 국내 관객에게도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이와이 슌지 감독의 대표작으로, 가장 순수했던 첫사랑의 추억, 첫눈과 같은 설렘 등 가슴속에 간직했던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기억과 그리움을 그대로 스크린에 녹여낸 겨울 대표 로맨스 영화다. 관객들에게 행복한 추억의 시간을 선물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영화계의 암흑기가 계속되고 있어 좋은 성적을 기대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최근 3차 대유행에 따른 정부의 강화된 방역지침으로 12월 개봉 예정이었던 신작들이 대거 일정을 변경했고, 극장을 찾는 관객의 발걸음도 뚝 끊겼다.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업계는 물론, 관객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관객들이 극장을 찾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겨울하면 생각나는 로맨스 작품들이 관객들에게 조금이나마 따뜻한 위로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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