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작품 존재감 넘치는 연기를 보여주는 내공 40년 차 배우 송옥숙 / KBS2TV ‘바람피면 죽는다’ 방송화면
매 작품 존재감 넘치는 연기를 보여주는 내공 40년 차 배우 송옥숙 / KBS2TV ‘바람피면 죽는다’ 방송화면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욕망 가득한 신라시대 신녀부터 모성애 강한 엄마, 얄미운 재벌 2세, 그리고 살가운 가사도우미 역까지. 어떤 캐릭터도 막힘없이 소화한다. 무려 40년 내공의 소유자, 배우 송옥숙의 연기에 오답이란 없다.

1980년 MBC 12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송옥숙은 1984년 ‘MBC 베스트셀러 극장- 낙지 같은 여자 이야기’에서 생낙지를 통으로 먹는 강렬한 연기를 선보이며 두각을 드러냈다. 영화 ‘올드보이’(2003) 속 최민식(오대수 역)보다 먼저 생낙지 흡입 연기를 선보인 것. 이후 그는 큰 공백기 없이 꾸준히 드라마에 모습을 비추며 자신의 입지를 굳혀 나갔다.

특히 송옥숙은 2009년 MBC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신라시대 신녀의 수장 서리 역으로 임팩트 있는 연기를 선보여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SBS ‘뿌리 깊은 나무’(2011) 속에서는 노비들의 정신적 지주 도담댁 역을 맡아 당찬 연기를 보여주는가 하면, KBS2TV ‘브레인’(2011~2012)에서는 오로지 아들 이강훈(신하균 분)밖에 모르는 엄마 김순임으로 분해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드라마 속 여러 캐릭터들을 소화해 온 송옥숙 /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MBC ‘선덕여왕’, KBS2TV ‘브레인’, KBS2TV ‘아버지가 이상해’, SBS ·‘뿌리 깊은 나무’ 방송화면
드라마 속 여러 캐릭터들을 소화해 온 송옥숙 /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MBC ‘선덕여왕’, KBS2TV ‘브레인’, KBS2TV ‘아버지가 이상해’, SBS ·‘뿌리 깊은 나무’ 방송화면

이 밖에도 송옥숙은 KBS2TV ‘각시탈’(2012)을 비롯해 KBS2TV 주말극 ‘내 딸 서영이’(2012~2013), ‘파랑새의 집’(2015), ‘아이가 다섯’(2016), ‘아버지가 이상해’(2017) 등에 출연해 맛깔나는 연기로 주연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해에도 송옥숙의 연기는 탁월했다. MBC ‘특별근로 감독관 조장풍’(2019)에서 그는 안하무인 재벌 2세 최서라 역을 찰떡같이 소화해 호평세례를 받았다. “너네 자르는 건 일도 아냐”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갑질’하는 기업 회장의 모습부터 폭행을 일삼는 아들 태수(이상이 분)를 감싸기 급급한 엄마의 모습까지 빈틈없이 채워나가며 극의 흡입력을 더했다. 망가짐도 불사한 그의 ‘갑질 연기’ 덕분에 김동욱(조장풍 분)의 ‘사이다’ 행보가 한층 빛을 발했고,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은 1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안하무인 재벌 2세부터 카리스마 넘치는 경찰청장 연기까지 완벽 소화한 송옥숙 / MBC ‘특별근로 감독관 조장풍’(위),  tvN ‘유령을 잡아라’ 방송화면
안하무인 재벌 2세부터 카리스마 넘치는 경찰청장 연기까지 완벽 소화한 송옥숙 / MBC ‘특별근로 감독관 조장풍’(위), tvN ‘유령을 잡아라’ 방송화면

송옥숙은 지난해 12월 종영한 tvN ‘유령을 잡아라’를 통해 ‘걸크러쉬’ 넘치는 경찰청장 연기를 선보인 데 이어, 현재 방영 중인 KBS2TV ‘바람피면 죽는다’에서 살가운 가사도우미로 시청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지난 2일 첫 방송된 ‘바람피면 죽는다’(연출 김형석, 극본 이성민)는 오로지 사람을 죽이는 방법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범죄소설가 아내와 ‘바람피면 죽는다’는 각서를 쓴 이혼 전문 변호사 남편의 ‘코믹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다. 이번 작품에서 송옥숙은 강여주(조여정 분)의 집 가사도우미 염진옥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구수한 사투리를 자연스럽게 소화해 캐릭터의 정겨운 느낌을 살리는 한편, 집에서 의심스러운 흔적들을 발견하는 인물로서 묘한 긴장감과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코믹, 카리스마, 사람 냄새나는 연기까지, 못 하는 것이 없다. 작품이 지닌 장르도, 시간적 배경도 무엇 하나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감초 배우’ 송옥숙의 내공 있는 연기가 올해도 어김없이 빛나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