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문소리가 영화 ‘세자매’(감독 이승원)로 스크린에 돌아온다. /리틀빅픽처스
배우 문소리가 영화 ‘세자매’(감독 이승원)로 스크린에 돌아온다. /리틀빅픽처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매 작품 개성 강한 연기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 온 문소리가 스크린 행보를 이어간다. 내년 1월 개봉 예정인 영화 ‘세자매’(감독 이승원)를 통해서다. 완벽한 척 연기하며 살아가는 둘째 미연으로 분해 새로운 얼굴을 예고한다.

‘세자매’는 겉으로는 전혀 문제없어 보이는 가식덩어리, 소심덩어리, 골칫덩어리인 세 자매가 말할 수 없었던 기억의 매듭을 풀며 폭발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 ‘소통과 거짓말’ ‘해피뻐스데이’를 통해 섬세하고 날카로운 연출력을 선보인 이승원 감독의 신작으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돼 주목을 받았다.

영화에서 문소리는 가식덩어리 둘째 미연 역을 맡아 입체적인 연기의 진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극 중 미연은 신도시 자가 아파트부터 화목하고 단란한 가정, 우아하고 독실한 성가대 지휘자의 위치까지 겉으로 보기엔 남부러운 것 없는 인생을 살고 있지만, 유지하고 있던 모든 것들이 흔들리자 폭발하는 인물이다.

문소리는 인생에 그 어떤 오점도 남기고 싶지 않아 완벽한 척 연기하며 살아가는 미연의 이중적인 모습을 입체적으로 그려내 관객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능청스러움과 진지함을 오가는 특유의 노련한 연기로 다채로운 매력을 예고, 기대를 더한다.

문소리는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박하사탕’(1999)으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이후 ‘오아시스’(2002)에서 뇌성마비에 걸려 자기 방 안에 갇혀 사는 한공주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어 ‘바람난 가족’(2003), ‘효자동 이발사’(2004),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2006),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8), ‘스파이’(2013), ‘관능의 법칙’(2014), ‘아가씨’(2016), ‘특별시민’(2017), ‘리틀 포레스트’(2018) 등 장르를 불문하고 다수의 작품에서 다양한 여성 캐릭터를 선보이며 자신의 입지를 굳건히 했다. 또 ‘여배우는 오늘도’(2016)를 통해 감독으로도 데뷔하는 등 남다른 행보로 많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배우를 넘어 감독, 제작자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문소리. /씨제스엔터테인먼트
배우를 넘어 감독, 제작자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문소리.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올해 문소리는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어, 새로운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장해 ‘열 일’을 이어왔다. 먼저 지난 9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보건교사 안은영’을 통해 전 세계 시청자와 만났다. 동명의 장편 소설을 원작으로 재탄생한 ‘보건교사 안은영’에서 문소리는 원작보다 더 확장된 새로운 빌런 침술 전문가 화수로 분해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갈매기 눈썹 등 파격적인 외적 변신부터 반전 비밀까지 완벽 소화해 극의 긴장감을 배가시켰다. 특별출연으로 이름을 올린 그였지만, 주인공을 위협하는 가장 강력한 존재로 활약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10월 시네마틱드라마 ‘SF8–인간증명’에서는 전혀 다른 결의 모습을 보여줬다. ‘SF8’은 지상파 방송사 MBC와 OTT 플랫폼 웨이브, 그리고 한국영화감독조합이 합작한 영화와 드라마의 크로스오버 프로젝트. ‘SF8’은 드라마와 영화, OTT 플랫폼 콘텐츠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선례를 남기고 업계에 새로운 활로를 개척했다는 평을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프로젝트의 마지막 작품인 ‘SF8-인간증명’에서 문소리는 사고로 죽은 아들의 뇌 일부를 인공지능과 결합시켜 소생시켰지만, 인공지능이 아들의 영혼을 죽였다고 의심하는 엄마 혜라로 분해 깊이 있는 내면 연기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연출자 김의석 감독 역시 “내가 생각하지 못한 경지를 보여주실 거라는 기대와 믿음이 있었고 모니터를 보며 감탄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극찬해 이목을 끌었다.

이제 문소리의 활약은 스크린으로 이어진다. 특히 이번 ‘세자매’를 통해서는 주연배우뿐 아니라, 공동프로듀서로도 이름을 올려 이목을 끈다. 플랫폼을 넘나드는 행보는 물론, 배우에 이어 감독, 제작자까지 다방면으로 활약하고 있는 그의 도전에 뜨거운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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