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 시즌1이 종영까지 한 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 SBS
‘펜트하우스’ 시즌1이 종영까지 한 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 SBS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2020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 시즌1이 종영까지 단 한 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펜트하우스’는 눈을 뗄 수 없는 전개로 방영 내내 큰 화제를 모으며 ‘낭만닥터 김사부’를 잇는 인기 지상파 시즌제 드라마의 탄생을 알렸다. 시즌3까지 제작을 확정 지은 가운데, ‘펜트하우스’ 시즌1이 어떤 결과들을 남겼는지 되돌아봤다.

◇ 시청률 20% 돌파… 고공행진 ‘펜트하우스’

‘막장 대모’ 김순옥 작가의 자극적인 이야기가 또 한 번 흥행 기록을 이뤄냈다.

21부작으로 편성된 ‘펜트하우스’(연출 주동민, 극본 김순옥)는 지난해 10월 26일 방송된 첫 회에서 9.2%(닐슨코리아 전국가구 기준) 시청률을 시작으로, 2회 방송 만에 시청률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무서운 기세로 상승 그래프를 그려나가며 13회 방송분에서 시청률 22.1%를 달성한 뒤, 23~24%대를 유지하며 월화극 시청률 1위 자리를 지켰다. 시청률 10% 돌파가 힘든 추세 속 눈에 띄는 성과다.

초반 ‘펜트하우스’는 JTBC ‘SKY 캐슬’과 ‘부부의 세계’를 합해 놓은 것 같다는 평을 얻기도 했다. ‘막장 대모’의 작품답게 불륜, 살인, 부정입학 등 온갖 악행이 난무하는 자극적인 설정들에 ‘펜트하우스’는 일부 방송을 ‘19세 이상 시청가’로 편성했으며, 잔혹한 폭력 장면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했다.

시청자들의 추리 본능을 일깨운 ‘펜트하우스’ / SBS ‘펜트하우스’ 방송화면 캡처
시청자들의 추리 본능을 일깨운 ‘펜트하우스’ / SBS ‘펜트하우스’ 방송화면 캡처

하지만 그럼에도 김순옥 작가의 이야기는 중독성을 자아내며 시청자들을 끌어당겼다. 민설아(조수민 분)의 죽음 이후로 극심해지는 주단태(엄기준 분)의 악행과 심수련(이지아 분)·천서진(김소연 분)·오윤희(유진 분)의 얽히고설킨 관계는 ‘자극적인 맛’을 더하며 드라마를 계속 보게 만들었다. 또 친딸 민설아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심수련의 복수극이 회를 거듭할수록 큰 비중을 차지하며 ‘SKY 캐슬’·‘부부의 세계’와 전혀 다른 색깔을 보였다.

특히 눈 밑에 점 하나를 찍고 다른 사람 행세를 해도 무방했던 김순옥 작가의 세계관 속 어디로 튈지 모르는 스토리는 시청자들의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주석훈(김영대 분)·주석경(한지현 분)의 친모로 유력한 나비 문신을 한 인물의 정체에 대해 온라인상에서 다양한 추측들이 이어지는가 하면, 심수련이 오윤희에게 유전자 검사 결과지를 확인시켜주는 장면에서 오윤희의 성염색체가 남성으로 나와 ‘트렌스젠더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오윤희의 성염색체가 남성으로 나온 것은 제작진의 오류로 밝혀졌다. 어디까지나 김순옥 작가의 작품이기에 가능했던 추측들이었으며, 이런 소소한 추리는 ‘펜트하우스’의 재미를 더했다.

◇ 9관왕 수상… ‘2020 SBS 연기대상’을 휩쓸다

‘펜트하우스’ 시청률 20% 돌파의 원동력에 배우들의 명연기가 빠질 수 없다. 워낙 주연·조연 가릴 것 없이 배우들의 빈틈없는 연기가 빛을 발했던 만큼, ‘펜트하우스’ 출연자들은 자연스럽게 ‘2020 SBS 연기대상’ 수상자 명단에 오르며 시상식을 휩쓸었다.

지난 12월 31일 진행된 ‘2020 SBS 연기대상’에서 ‘펜트하우스’ 팀은 무려 9관왕을 수상했다. 중장편 드라마 ‘남자최우수상’은 엄기준이 수상했으며 ‘여자최우수상’은 김소연·이지아·유진이 함께 받았다. ‘남자우수상’은 봉태규·윤종훈이, ‘여자우수상’은 신은경이 거머쥐었다. 또 ‘조연상’에 박은석, ‘청소년연기상’에 김현수가 이름을 올렸다.

최우수상을 함께 수상한 (왼쪽부터) 김소연·이지아·유진 / SBS 2020 연기대상 방송화면 캡처
최우수상을 함께 수상한 (왼쪽부터) 김소연·이지아·유진 / SBS 2020 연기대상 방송화면 캡처

이는 ‘펜트하우스’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두 사건의 핵심 키를 지고 있으며, 극 중 비중도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고루 분포돼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수상을 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 배우들은 하나 같이 김순옥 작가에 대한 믿음과 함께 ‘시즌2’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 김소연·박은석의 재발견

‘펜트하우스’를 통해 김소연은 MBC ‘이브의 모든 것’ 이후 20년 만에 선보인 악역 연기로 전성기를 되찾았고, 박은석은 ‘1인 2역’에 도전장을 내밀며 데뷔 이래 가장 큰 인기를 얻었다.

천서진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소연 / SBS ‘펜트하우스’ 방송화면 캡처
천서진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소연 / SBS ‘펜트하우스’ 방송화면 캡처

1994년 SBS 청소년 드라마 ‘공룡선생’으로 데뷔한 이후 연기력 논란 없이 꾸준히 변화를 이어온 김소연이지만 이번은 특히 달랐다. 프리마돈나 천서진으로 분한 김소연은 강렬한 연기로 매회 큰 인상을 남기며 김순옥 작가의 악역 캐릭터 명맥을 이어나갔다.

15회 방송분에 담긴 아버지를 죽음으로 내몰고 난 뒤 피아노를 치는 광기 어린 연기는 시청자들의 소름을 자아내며 ‘펜트하우스’ 명장면 중 하나로 남았다. 날카로운 눈빛부터 떨리는 입술까지 디테일을 놓치지 않은 김소연의 연기는 시청자들의 찬사를 얻었다.

김소연의 파격적인 연기는 ‘2020 SBS 연기대상’ 대상 후보에 오를 정도로 큰 임팩트를 남겼다. 비록 최우수상 수상에 그쳐 아쉬움을 자아내긴 했으나 ‘펜트하우스’에서 보여준 그의 연기는 독보적이었다.

구호동(위)과 로건 리로 1인 2역을 선보인 박은석 / SBS ‘펜트하우스’ 방송화면 캡처
구호동(위)과 로건 리로 1인 2역을 선보인 박은석 / SBS ‘펜트하우스’ 방송화면 캡처

박은석의 활약도 돋보였다. 8회부터 등장한 박은석은 베일에 감춰져 있던 민설아의 양오빠로 활약, 심수련과 함께 복수하는 인물로 드라마의 긴장감을 더했다. 특히 ‘펜트하우스’의 절대 권력 주단태를 상대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으로, 박은석은 엄기준과 팽팽한 기싸움을 선보이며 극 후반부를 이끌어나갔다.

무엇보다 박은석은 구호동과 로건 리의 극적인 비주얼 차이는 물론, 전혀 다른 두 캐릭터의 특성을 완벽하게 구현시키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청아예고 체육교사 구호동일 땐 장발에 운동복을 입고 감칠맛 나는 연기를, 성공한 사업가 로건 리일 때는 댄디한 비주얼에 영어 대사를 흠잡을 데 없이 소화하며 시크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선보였다. ‘1인 2역’ 연기를 자연스럽게 소화해낸 것. 심수련 역을 맡은 이지아와의 ‘케미’도 안정적인 호흡으로 이어나가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한편  ‘펜트하우스’ 시즌2는 12부작 금토드라마로 편성되며, 오는 2월 중으로 방영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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