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오정세가 영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감독 이태겸)로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영화사 진진
배우 오정세가 영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감독 이태겸)로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영화사 진진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배우 오정세가 진정성 있는 열연으로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영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감독 이태겸)를 통해서다.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는 파견 명령을 받아 하청업체로 가게 된 정은(유다인 분)이 1년의 시간을 버텨내고 자신의 자리를 되찾기 위한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이주노동자의 현실을 그린 단편 ‘복수의 길’, 아버지의 벽화를 간직하기 위해 필름을 구하러 가는 순수한 소년의 여정 ‘소년 감독’을 연출한 이태겸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영화는 고용의 불안정, 위험의 외주화가 더욱 만연해지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생각해 볼 법한 질문을 던진다. 그럼에도 스스로의 존엄성을 포기하지 않는 인간을 보여주며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건넨다.

극 중 오정세가 연기한 막내는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충실히 보여주는 인물이다. 주어진 환경 안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성실한 노동자이자, 정은을 묵묵하게 지지하는 동료로 따뜻한 감동을 안긴다. 그리고 막내는 오정세를 만나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인물로 완성됐다.

만나는 작품마다 캐릭터 그 자체로 분하는 오정세는 이번 작품에서도 제 몫 그 이상을 해냈다. 특유의 인간미 넘치는 매력에 깊이 있는 연기력으로 묵직한 울림을 선사한다. 해당 작품으로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배우상을 수상했다.

오정세는 19일 진행된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막내라는 인물이 (마음에) 훅 들어왔다”며 “주변에 막내 같은 인물들이 있다. 주어진 환경 안에서 최선을 다해 성실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한 만큼에 대한 최소한의 대우는 받았으면 하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에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때 막내라는 인물을 만났다”면서 “이 작품을 통해 큰 무엇을 이루진 못하겠지만, 그들에게 작은 응원의 손길이 되고 작은 관심으로 영화가 완성된다면 의미 있지 않을까 해서 택하게 됐다”고 작품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오정세는 막내를 표현하는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성실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남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인물로 표현하기 위해 고민했다”며 “막내가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하는 게 최선을 다하는 것일까 끊임없이 질문을 하며 인물을 그려나갔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영화적으로 사회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들에 대해 누군가는 불편해하고 보기 싫을 수 있다”며 “하지만 가끔은 이러한 영화들을 마주하는 것도 누군가에게는 살아가는 또 다른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진심을 전했다. 러닝타임 111분, 오는 2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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