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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나주SRF발전소
오작동으로 유해물질 다량 배출한 발전소, 안전한가? 거버넌스 합의 불가 범대위 탈퇴, 발전소 강행 시도
[논란의 나주 SRF열병합발전소 ①] 본가동 5개월, 불안한 시민들...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업하겠다”
2021. 01. 21 by 최정호 기자 junghochoi5591@sisaweek.com
2017년 시험 가동 시작 후 가동되지 않은 나주 SRF열병합발전소, 2020년 환경영향평가를 위해 수 개월 간 본 가동을 진행했다. 그 결과 유해물질들이 배출돼 나주시민들은 발전소 가동을 촉구하고 있는 상태다. 사진은 나주 SRF열병합발전소 전경 / 시민 제공
2020년 환경영향평가를 위해 수 개월 간 본 가동을 진행했지만 유해물질들이 배출돼 나주시민들은 발전소 가동 중단을 촉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지역난방공사는 발전소 정상 가동을 지자체에 요청했다. 사진은 나주 SRF열병합발전소 전경 / 시민 제공

시사위크=최정호 기자  전남 나주시에 위치한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열병합발전소는 2017년 건립된 이후 제대로된 발전 사업을 하지도 못한 채 멈춰서 있다. 이 발전소는 2013년 나주시가 혁신도시를 조성하면서 도심에 쓰레기 소각장을 건설하려고 했으나 정부가 RDF를 재생에너지로 분류해 건립될 수 있었다. 

나주 시민들은 이 발전소를 ‘SRF열병합발전소’로 부른다. RDF는 생활폐기물을 고체화시키는 가공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 연료인 반면, SRF는 쓰레기를 그대로 열원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인터뷰에서 “종량제봉투에 있는 쓰레기를 바로 연소시키는 것으로 보면된다”고 설명했다. 

발전소는 일일 400톤 이상, 연간 15만톤의 SRF를 연료로 사용할 계획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나주 시민들 사이에서는 “시험가동에서 유해 물질이 발생해 피해를 봤는데 정상 가동된다면 시민들이 (지역을) 떠날 것”이라는 여론이 형성됐다.   

발전소 열원으로 쓰이는 SRF, 사실상 쓰레기를 그대로 소각하는 수준이다. / 시민 제공
발전소 열원으로 쓰이는 SRF, 사실상 쓰레기를 그대로 소각하는 수준이다. / 시민 제공

◇ 아이들, 원인 모를 ‘피부병‧호흡기 질환’ 의혹

국회 류호정(정의당‧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나주시가 혁신도시로 전환되면서 이사 온 어린 아이들이 원인 모를 피부병과 호흡기 질환을 호소한 사례가 포착됐다”며 “발전소가 유해 물질을 배출해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한 게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코로나 시기 1인 진료비가 50만원, 한국지역난방공사측은 “10명 안되는 인원이 발전소 가동으로 호흡기 및 피부 질환을 호소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고 답변했다. / 시민단체 제공
SRF발전소 가동으로 피부 및 호흡기 질환이 발생한 것으로 의심되는 시민들에게 발송된 진료 안내장 / 시민단체 제공

류 의원실 관계자는 최근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시민단체 등에서 피해 사례를 모아 의원실에 민원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당시 류 의원실에 민원을 제기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발전소가 시험가동하면서부터 아이들이 피부병과 호흡기 질환을 호소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의사들에게 원인을 물어봤지만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는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당시 발전소 가동을 위한 보건 분야 검증단 합의로 전문 진료 의료기관에 의뢰해 10인 이상이 SRF 발전소 가동으로 이 같은 질환이 발생할 경우 가동을 중단하기로 합의 했다”며 “10인 이상 나오지 않아 합의는 불발됐다”고 설명했다.    

<시사위크> 취재 결과 지정된 전문 의료기관은 조선대학병원으로, 당시 검사를 받으러 온 환자는 1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대학교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특별히 의심되는 사례가 없어 별다른 검사를 시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 유해가스 3배 이상 검출, 과연 오작동인가?

발전소는 2017년 시험가동 후 지난해 3월 환경영향평가를 위해 본가동을 진행했다. 시험가동은 설비 안정화를 위해 가동률이 50%를 상회하지만 본가동은 환경영향평가를 목적으로 100% 가동했다. 

시민들은 지난해 3~4월 본가동 당시 유해물질이 다량 발생했기 때문에 발전 사업이 속개될 경우 건강을 위협하고 환경을 파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시민들이 주장하는 오염 물질 배출 차이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다”며 “어떤 물질이 어떻게 측정됐는지 정확히 알아야 배출 유무를 확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사위크가 입수한 나주 SRF발전소 오작동 관련 질의 답변서
시사위크가 입수한 나주 SRF발전소 오작동 관련 질의 답변서

<시사위크>가 입수한 시민단체와 한국지역난방공사 광주전남지사가 주고받은 질의 답변서에 따르면 발전소에서 기준치를 3배 가까이 초과하는 일산화탄소(CO)가 배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질소산화물(NOx)이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저감 설계 기준을 두 배가량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독가스인 일산화탄소는 법적으로 50ppm을 초과할 수 없게 돼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측은 40ppm 이상 배출할 수 없게 설계 됐다고 하나, 시민들은 지난해 3월 29일 최대 136.7ppm이 배출됐다며 환경 문제가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지역난방공사 측은 답변서를 통해 “SRF 연료 투입 정지 과정 중 센서 오작동으로 필요한 공기량이 적게 투입돼 일시적으로 일산화탄소가 상승했다”고 답했다.

산성비의 원인이며 식물을 고사시키는 등 주요 대기오염물질로 규제되고 있는 질소산화물의 법적 기준치는 50ppm을 초과할 수 없게 돼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설계대로라면 25ppm이상 발생할 수 없다. 그러나 지난해 4월 10일 질소산화물이 45ppm이 검출됐다. 

한국지역난방공사 측은 답변서를 통해 “소관법상 행정처분 대상에서 제외된다”면서 “질소산화물을 저감하는 대기방지시설의 운전조건이 형성되지 않아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 시민 목소리 들어주지 않는 ‘거버넌스’

발전소 가동을 위해 민관 거버넌스(일종의 협의체)가 구성돼 20차례 합의를 시도했지만 이렇다 할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합의안 독소조항에 “발전소의 열원은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선택할 것”이라고 명시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거버넌스를 탈퇴했다. 

범대위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시민들은 발전소의 연료가 SRF이기 때문에 반대하는데, 열원 선택을 한국지역난방공사에 일임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부터 5월까지 실시한 환경영향평가가 최종 채택되고 주민 수용성 조사와 투표가 남아 있다. 또 손실보전협의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한국지역난방공사와 나주시 인근 지자체들의 갈등으로 인해 지지부진한 상태다. 

한편, 나주 지역 시민단체는 최근 발전소 사업추진 전반에 대한 의혹 규명을 요구하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감사 청구 대상은 환경부, 한국지역난방공사, 광주시 등 3곳이다.